[원주 지식기반형 기업도시] 해외 성공사례 - 핀란드 울루 테크노파크

노키아 입주…오지에서 최고 IT 클러스트로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에서 북쪽으로 500km 떨어져 있는 인구 12만명의 작은 도시 울루(Oulu). 유럽 대륙 북부의 오지에 위치한 이곳은 더 이상 이름없는 도시가 아니다.유럽 최초의 '사이언스 파크'인 울루 테크노파크(Oulu Techno Park)로 1990년대 정보통신 혁명에 힘입어 급성장한 IT클러스터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울루 테크노파크는 스웨덴의 시스타와 함께 정보통신 클러스터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울루는 1958년 울루대학의 설립을 바탕으로 1973년 세계적인 무선통신기업인 노키아(Nokia)와 핀란드 국책연구소인 핀란드기술연구센터(VTT)의 입주를 계기로 비약적인 발전을 하게 된다.1990년대 초 핀란드에 몰아 닥친 금융위기는 오히려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

핀란드 정부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1993년 새로운 국가산업전략으로 '클러스터 정책'을 도입한다.

산업정책을 '산업별 접근방식(Sectoral Approach)'에서 '클러스터 접근방식(Cluster Approach)' 으로 전환한 것이다.산·학·연 공동연구를 통해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 개발과 인재 육성'을 통해 기업과 도시의 경쟁력을 함께 제고하겠는 의지였다.

핀란드 정부는 우선 행정구역별로 한 개의 공과대학을 세우고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과학도시(Technopolis)를 건설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총 19개의 사이언스파크가 대학 소재지를 중심으로 건설됐다.또 핀란드는 8개의 산업별 클러스터를 선정하고 이 가운데 정보통신 클러스터를 미래의 성장엔진으로 집중 육성했다.

기술개발(R&D) 예산의 절반 이상을 정보통신 클러스터에 지원하는 등 '선택과 집중'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이 정책을 통해 울루 테크노파크가 탄생했고 정보통신,바이오,건강 및 복지,콘텐츠 및 미디어,환경분야 사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이에 앞서 울루시 당국은 1980년대 초 장기적인 경제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1982년 총괄적 기업활동 서비스 제공의 모태기능을 담당할 ㈜울루사이언스파크를 설립했다.

이후 테크노폴리스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테크노폴리스는 바이오테크 부문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메디폴리스(Medipolis Ltd)와 에스포 지역의 하이테크 산업을 담당하는 이노폴리(Innopoli Ltd)라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

1999년에는 세계 최초로 '울루테크노폴리스'라는 이름으로 도시 자체를 헬싱키 증권거래소에 상장,주식시장에서까지 거래되도록 만들었다.

현재 울루는 주위 환경에 민첩하게 반응하면서 완벽한 자족형 기업도시로 진화하고 있다.

울루의 핵심 경쟁력을 외부에서 평가할 때 울루 IT대학, VTT, 노키아 연구센터 등 각종 연구소를 손에 꼽지만 핀란드 사람들은 울루 내에 형성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원활한 네트워크를 든다.

다만 노키아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된다.

클러스터 내 3000여개의 기업 가운데 노키아를 지원하는 기업이 10%인 300여개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는 노키아의 성공은 '울루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울루시의 성공과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평가다.

노키아와 울루시가 밀접한 네트워킹을 통해 상호보완적인 견인차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휴대폰 부품업체인 한트로의 사카리 니킬라 부사장은 "노키아 뿐만아니라 최신 기술을 가진 벤처기업들과의 지속적인 기술·정보 교류는 신생기업의 성장터전인 '벤처생태계'가 작동하고 있다는 방증이며, 이것이 곧 울루테크노파크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