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CEO] 다시 뛰는 중소기업…혁신에 마침표는 없다

< 이 기사는 BizⓝCEO 기획특별판 입니다 >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 '아버지의 깃발'은 1945년 2차대전 당시 일본 화산섬 이오지마에서 벌어진 일본군과 연합군의 전투를 소재로 만들었다.양측 시선을 담아 전쟁이란 큰 그림을 그린 이색적인 작품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미국 해병대다.

총탄이 빗발치는 적진 한가운데로 돌격해 승리를 거두는 해병대의 저돌성은 미국이 태평양전쟁에서 승리한 원동력이 됐다.많은 이들이 해병대의 용맹성에 주목하지만, 일본의 '피터 드러커'라 불리는 경영전문가 노나카 이쿠지로는 다른 시각에서 미 해병대를 바라봤다.

그는 미 해병대를 경영혁신의 모범사례로 꼽았다.

최근 출간한 그의 저서 '무한혁신-최강조직 미 해병대 생존전략'에서 혁신과 군대의 연결고리를 제시했다.시장 경쟁을 통해 생존을 도모하는 기업이 아닌 군대가 자기혁신(Self-Renewing)을 꾀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는 미 해병대를 통해 정체된 조직과 기업에 발전과 진화에 관한 보편적 원리를 제시한다.

노나카는 "미 해병대가 단순히 영국 해병대를 모방해 해군 소속의 소집단으로 시작됐다"며 "조직의 탄생에서부터 특정한 이유와 목적이 없었기 때문에 생존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해왔다"고 설명한다.그는 미 해병대가 노력을 통해 생존의 위협을 이겨냈으며, 어떻게 최강의 조직으로 우뚝 설 수 있었는지 그의 저서에서 잘 보여주고 있다.

"예측이 어려운 전쟁터에서는 창의적인 사고로 생존 방법을 찾는 병사가 살아남는다."고 말했던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의 말처럼 혁신만이 사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제 혁신을 외치는 단계에서 실천하는 단계로 올라서야 한다.

혁신에는 '마침표'가 없다.

'끝을 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추진하는 것은 진정한 혁신이 아니다.

뉴스에 나오는 순간 더 이상의 뉴스가 아닌 것처럼 혁신도 하나의 과제가 끝나면 또다른 혁신이 이어져야 한다.

기초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중소기업도 실천에 초점을 맞춘 혁신전략을 세워야 한다.

성공적인 혁신을 위한 실천을 위해서는 어떤 점에 유념해야 할까.

첫째, 혁신의 시작은 고객 요구에 대한 깊은 성찰에서 출발해야 한다.

고객을 항상 부르짖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자 관점에서 고객에 접근하는건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기업은 소비자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경직된 마인드와 조직구조를 유지한 채 '하던 일'을 답습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을 진심으로 이해하려는 마음이 혁신의 출발점이다.

둘째, 혁신에 대한 경영자의 열정과 주도성이 필요하다.

부르짖기만 하는 혁신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요즘 같은 위기 상황이 기업들에게는 오히려 혁신의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려면 급진적 혁신도 마다하지 않고, 기업정신을 바탕으로 한 경영자의 실천 능력이다.

이에 더해 개방적이고 도전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변화를 두려워하는 조직원들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바꿔나가는 기업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셋째, 기업 안팎의 네트워크를 재정비해 내ㆍ외적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춰야 한다.

닫힌 마음으로는 혁신을 이뤄낼수 없다.

협력사의 핵심 구성원들과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프로슈머 및 UCC를 활용하는 고객들까지도 참여시켜 혁신의 동반자로 만들어야 한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1909~2005)는 "혁신은 작게 시작한다. 구체적인 것을 시도한다. 장래가 아니라 현재를 위해 혁신한다."고 말했다.말로만 혁신을 외치는 기업들이 한번쯤 되새겨 볼 만한 대목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