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전화시장 '전쟁 벨' 울린다

KT '독무대'나 다름없는 7조원 전화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그야말로 '폭풍전야'다.7월부터 KT가 여러 통신 서비스를 묶은 결합상품을 할인 판매할 수 있게 되면서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 후발업체들이 선제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더구나 내년에는 기존 전화번호를 유지하면서 인터넷전화로 바꿀 수 있어 치열한 공방전이 불가피하다.

하나로텔레콤 LG데이콤 등 후발 전화사업자들은 KT가 결합상품 할인 판매를 시작하는 7월 이전에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결합상품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가정용 인터넷전화 상품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들은 KT가 결합상품 판매에 나서고 인터넷전화에 '070'을 붙이지 않아도 되면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후발사업자들은 지금도 통신 서비스를 결합해 할인 판매한다.기존 전화번호를 그대로 쓰면서 서비스 업체만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아 파급효과가 크지 않을 따름이다.

이들은 7월부터 KT가 결합상품 할인 판매를 시작하면 소비자들이 어느 업체 요금이 더 싼지 본격적으로 따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시내전화,초고속인터넷,TV포털 '하나TV'를 묶어 20%까지 할인해 주는 '하나세트'를 앞세워 가입자를 늘리고 있다.이에 따라 2005년 말 6.6%였던 시내전화 점유율을 지난해 6월에는 7.0%로 높였고 올 1월 말에는 7.7%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KT의 점유율은 이 기간 93.2%에서 92.0%로 낮아졌다.

하나로텔레콤 관계자는 "KT가 결합상품 할인 판매를 시작해도 하나세트 가격경쟁력이 유지될 것"이라며 "올해 점유율을 두 자릿수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내전화 서비스 지역을 넓히고 인터넷전화 사업도 강화할 계획이다.

기업시장 공략에 주력해온 LG데이콤은 가정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상반기 중 가정용 인터넷전화 상품인 '와이파이폰'을 내놓기로 했다.

와이파이폰은 일정 범위에서는 휴대폰처럼 쓸 수 있는 인터넷 전화다.

LG데이콤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유선전화와 달리 인터넷전화는 인터넷이 연결돼 있으면 바로 서비스가 가능하다"면서 "저렴한 요금과 다양한 부가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LG데이콤은 KT 시내전화보다 요금이 저렴한 상품을 내놓고 보급형 전화기도 선보일 예정이다.

우선 공략 대상은 자회사인 LG파워콤의 130만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다.

LG데이콤은 앞으로 전화,초고속인터넷,인터넷TV 등을 묶은 결합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케이블TV 사업자들도 전화시장에 뛰어든다.

케이블TV 사업자들이 공동 출자한 한국케이블텔레콤(KCT)은 오는 6월께 인터넷전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고 하반기 중 케이블TV,초고속인터넷,인터넷전화 등을 묶은 결합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사방에서 공격을 받아야 하는 KT는 올해 시내전화 가입자 2000만명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정액형 요금제를 늘리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특히 결합상품 할인 판매가 허용되는 7월부터 전화,초고속인터넷,와이브로,이동통신(KTF) 등을 묶어 판매함으로써 가입자 이탈을 막을 계획이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