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저축銀 부동산 PF 특감…제2금융 부실화 우려

감사원은 저축은행의 부동산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판단,PF 대출 실태 조사에 나서는 한편 금융감독원 등 관리·감독기관을 감사하기로 했다.

PF 대출이 지난 2년간 8조원 가까이 늘어 11조원 규모를 넘어선 데다 연체율도 10% 이상으로 높아져 주택 가격이 하락해 부동산 시장이 급랭할 경우 제2금융권의 최대 부실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감사원 고위 관계자는 "조만간 저축은행의 PF 대출 실태와 부실 가능성을 조사하고,금융감독원의 PF 대출 정책과 관리·감독 실태를 감사할 계획"이라고 21일 밝혔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자료 수집을 포함한 예비조사 작업에 돌입했다.

정부 조직이나 공기업이 아닌 제2금융권을 직접 감사할 법적 권한은 없으나 금감원 예금보험공사 등 관련 기관을 통해 상세자료를 받고 상위 기관의 관리·감독 실태를 점검함으로써 사실상 우회 감사를 벌이는 것이다.감사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만일 부동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 제2금융권은 부동산 관련 일반 대출보다 PF 대출의 부실화가 핵폭탄이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특히 저축은행이 PF 대출을 대폭 늘리고 있어 그 실태를 들여다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최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지기 이전부터 PF 대출 추이를 예의주시해 왔다.

저축은행의 총 대출액에서 PF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6.7%에 이르며 연체율도 10.3%에 달해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위험 요인으로 지목받고 있다.예금보험공사도 이런 위험성을 지적하고 있으며 금감원은 자체 조사를 벌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PF 대출은 없지만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난 신협의 실태 등도 조사할 방침이다.

PF 대출은 금융회사가 건설업자들에게 부동산 개발 사업의 사업성과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수익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것으로 수익성이 높은 만큼 리스크도 크다.

김홍열/정인설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