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나이 마흔 "자~ 힘들 내자구..."

"더 웅장하고 더 풍성한 성공은 희끗희끗한 머리와 함께 시작된다. 마흔 이전에는 우리 모두 미미한 존재다. 이제 '현미경 같은 눈'과 '날카로운 지혜'로 자신을 들여다보라."

미국의 심리학자이자 저널리즘 교수였던 월터 피트킨은 "인생은 사십부터(Life begins at forty)"라는 유행어를 만든 주인공. 1929년 대공황의 여파로 벼랑 끝에 내몰린 중년 세대에게 희망과 격려의 메시지를 불어넣어줬다. 중년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그의 대표작 '인생은 사십부터'(김경숙ㆍ정해영 옮김,사이)가 번역돼 나왔다.그는 이 책에서 "개인적인 차원의 식견이나 조직사회에서의 역량이 원숙기를 보이는 40~50대를 대량 해고하는 것은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손실"이라고 지적한다. 그리고 마흔 이후의 지혜로운 삶을 위해 "등골이 휘는 부모 노릇은 40대에 끝내라"고 충고한다. "나이들수록 폭넓고 신나고 소중한 '배움'에 자신을 바쳐라. 단순한 삶이 아니라 단순화된 삶을 추구하라. 시간과 일의 개념을 명확히 하고 새로운 삶의 기술을 익혀라."

또 다른 책 '44세의 필독서'(팡저우 지음,차미연 옮김,황금부엉이)는 중국 고전과 옛이야기들을 예로 들며 인생 후반전의 작전타임을 제공한다.

제갈량과 대결을 벌이다 결국 화병으로 죽은 주유의 이야기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을 구분하라'는 이치를 뽑아낸다. 발바닥 자극법과 심장ㆍ허리ㆍ신장 강화법 등 중의학을 활용한 중년의 건강 관리법도 흥미롭다.국내 필자가 쓴 '남자 나이 서른아홉'(김상훈 지음,비즈니스맵)은 마흔 살 턱밑의 30대 끝자락에 선 남자들 얘기다. 힘들어도 힘들다고 말할 수 없는 '새까맣게 타는 낀 세대'. 어중간한 허영심과 어쩔 수 없는 불안감 사이에서 생존과 인생재설계의 두 가지 명제를 안고 사는 가장들의 현주소,30년 후를 생각하며 준비하는 노후대책 방향도 들어있다.

이처럼 인생 2막을 위한 여러 지침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행동하는 낙관주의자'(수잔 세거스트롬 지음,오현미 옮김,비전과리더십)도 눈길을 끈다. 긍정심리학의 거장이 "낙관주의는 동기를 부여하고 새로운 목표를 갖게 하며 고난 속에서도 자산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진정한 낙관주의의 힘은 행동에서 나온다"는 것을 일깨운다.

지난해 출간된 '남자 마흔 이후'(전경일 지음,21세기북스)와 '서드 에이지 마흔 이후 30년'(윌리엄 새들러 지음,김경숙 옮김,사이)도 함께 읽어볼 만하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