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국은행에 BDA송금 요청…4월중 해결해야 '非核협상' 재개

북핵 6자회담이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 송금 지연이라는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이유로 무산되자 회담 참가국들은 한반도 비핵화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 국무부의 숀 매코맥 대변인은 22일 워싱턴에서 "대니얼 글레이저 재무부 부차관보가 중국을 방문,중국 관리들이 송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협조하게 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미,재무부 관리 급파

글레이저 부차관보는 BDA 자금을 받아 북한 조선무역은행 계좌에 예치,'캐처'역할을 해야 할 중국은행에 협조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은행은 북한 돈이 미 재무부가 '불법 자금'으로 낙인찍은 자금이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BDA은행은 지난 14일 미 재무부에 의해 돈 세탁 은행으로 지정됐고 이 결정이 발효되는 4월 중순부터 달러 거래가 불가능해진다.

미 재무부가 나서 그 전에 신속히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면 북한이 BDA에서 돈을 직접 인출해 가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크리스토퍼 힐 미국 6자회담 대표는 "미 재무부가 관련돼 있는 아주 기술적인 문제들이 있다"고 말했다.
◆북,금융고립 탈출 요원

BDA의 북한 자금 이체가 실패한 근본적 이유는 북한이 국제 금융 시장에서 철저히 고립돼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수년 전까지 영국 및 동유럽,몽골,마카오,홍콩,베트남 등과 금융거래를 했으나 미국의 BDA제재 여파가 확산되면서 지금은 북한 계좌를 받아주는 곳이 중국과 러시아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힐 대표는 "북한은 이번 사태로 국제 금융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핵을 포함한 불법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베이징의 한 금융 전문가는 "당초 북한이 BDA해결에 집착했던 이유 중 하나는 국제 금융망에 복귀하기 위해서였지만 전 세계 은행들이 자발적으로 북한과 거래를 중단한 만큼 BDA건만으로 문제가 풀릴 것이라 생각하면 순진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후폭풍 차단…2주 내 회담 재개

매코맥 대변인은 "6자회담 참가국들은 북핵 시설의 불능화가 연말까지 마무리될 수 있다는 데 합의했다"고 강조하고 "회담이 1~2주 내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북한과 미·중·일·러 6개국은 비핵화 초기 조치의 시한인 4월 중순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그 전에 북한의 영변 핵시설 계획을 점검하고 다음 단계인 시설 불능화와 핵물질 신고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북한은 핵시설 폐쇄 전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봉인 및 모니터링의 기술적인 방법을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촉박하다.

베이징=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