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잘 팔린다 ‥ 이동재ㆍ천성명 등 출품작 모두 팔려

'미래의 유망화가를 잡아라.'

봄 시즌을 맞아 서울 인사동 평창동 청담동 등 화랑가에서 전시작품이 매진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젊은 작가 이동재씨를 비롯해 천성명,김혜련,독일 작가 볼프 등은 전시 출품작들이 매진됐고 중견작가 사석원씨는 전시가 열리기도 전에 출품작 대부분이 판매됐다.

또 '숯의 화가' 이영배씨는 전시작품이 모두 팔린데 이어 전시 후에도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기획 전시의 경우 중국 인기작가작품에 매기가 쏠렸다면 올해는 국내 유망 작가와 미국 유럽 등 인기 작가들도 잘팔리는 추세다.이같은 현상은 이들의 작품이 국내외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데다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작품을 사두면 값이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 갤러리는 "'사석원의 개인전(28일~4월22)'은 전시 개막 전인데도 예약이 쏟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출품 될 사씨의 '금강산'시리즈 등 30여점은 화려한 색감과 호방한 필치로 자연의 숨결을 담아낸 100호 크기의 대작들로 구성돼 인기가 높다는 것.지난 7일 열린 k옥션 경매에서 '거북이'가 추정가 보다 3배 이상 높은 가격에 팔린 이후 이후 사씨의 작품값은 점당 2800만~3000만원(100호·160×132cm)을 호가한다.서울 소격동 학고재 갤러리의'이영배 개인전(4월12일까지)' 역시 컬렉터들의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전시개막 5일이 지난 24일 현재 '무제'시리즈 30여점의 판매 예약이 끝난 상태다.

이씨는 지난 1990년 프랑스로 건너간 후 숯을 소재로 동양적인 정신세계와 미지의 영역을 검정색 필치로 풀어내는 '숯의 화가'다.인사아트센터의 '이동재 개인전'에서도 쌀과 콩 등 곡물을 소재로 한 톡톡튀는 아이디어 덕에 출품작 30여점이 전시 10여일 만에 모두 팔린 케이스.콘돌리사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을 쌀로, 가수 현미를 '현미'로, 영화 '미스터 빈'의 주인공 로완 애킨슨을 '콩'으로 만든 초상화 작품 10점(50호·116.8×91cm)은 각각 500만원에 판매됐다.

이에앞서 선 컨템포러리는 지난달 젊은 조각가 '천성명 개인전(16점)'작품들을 모두 팔아 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또 지난해 말 한국에 진출한 마이클슐츠 갤러리는 독일 작가'볼프 개인전(10점)'을 전시 10일만에 작품이 매진된 후 구입 문의가 이어지자 10점을 추가로 내걸었다.

이밖에 갤러리 현대는 지난달 노베르트 비스키를 비롯해 쿠바계 미국 작가 안토니 고이콜리아 영국 출신마틴 말로니 등 이 참여한 '비하인드 이노센스'전(18점)에서 전시 작품 80% 이상을 팔기도 했다.우찬규 학고재 갤러리 대표는 "인기작가 전시는 대부분 50~100%의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고 일부 매진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면서 "작품성이 우수한 작가들과 그렇지 못한 작가들 사이의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는 추세"라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김경갑 디자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