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리모델링요? 글쎄 뭐 별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아파트 단지에서 리모델링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곳곳에서 리모델링을 위한 추진위원회가 만들어지고 주민들에게 사업 비용과 효과 등을 알려 주는 설명회를 여는 단지도 잇따르고 있다.준공된 지 20년 이상이었던 리모델링 사업 가능 연한이 15년 이상으로 줄어든 것을 계기로 각종 규제 탓에 경제성이 떨어져 사업이 지지부진한 재건축의 유력한 대안으로 급부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건설사들의 반응은 여전히 시큰둥하기만 하다.

그런 열풍이 실제 리모델링 사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것이다.A건설사 관계자는 "리모델링 추진위는 단지 주민 몇 명만 모여서도 만들 수 있는 임의 단체"라며 "실제 주민 동의가 얼마나 나올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B건설사 관계자도 "주민 대상 설명회란 것도 리모델링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기초적인 내용만 알려 주는 것이 예사"라며 "실제 시공사를 선정하기까지는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과거 재건축을 추진했던 이력이 있어 주민 갈등이 크게 우려되거나 아직 사업 연한을 채우지도 못한 상태에서 리모델링 이야기가 나오는 단지는 건설사들이 수주 자체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황용천 해밀컨설팅 사장은 "가구 수나 대형 평형이 많은 단지는 리모델링 동의를 받기가 쉽지 않다"며 "특히 집값을 올리기 위해 리모델링 추진설을 퍼뜨리는 곳도 많은 만큼 투자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