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명훈 中조선민족사업촉진회 명예회장 "역사의 작은 오류부터 바로잡아야"

"안중근 의사는 아시아 역사의 교란자를 처단했다는 점에서 세계적 영웅으로 위상을 재정립해야 합니다."

안중근 의사 순국 97주기(26일)를 맞아 최근 방한한 서명훈 중국 하얼빈시 조선민족사업촉진회 명예회장(76)은 안 의사 추모사업에 한평생을 바쳤다.옌볜에서 태어난 그는 지난 40여년 동안 하얼빈시 민족ㆍ종교사무국에서 소수민족 문제를 관할하는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우리 민족의 역사에 관심이 깊어졌다고 한다.

특히 하얼빈은 1909년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곳이어서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

"안 의사에 대한 기록을 보면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더군요.자칫 왜곡되기 쉬운 역사적 진실을 밝혀야겠다는 생각에 1982년부터 연구와 고증을 시작했습니다."

서 명예회장은 특히 안 의사에 대한 역사적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에서는 안 의사의 의거를 테러행위 정도로 치부하겠지만 역사적 시각에서 보면 안 의사는 한국의용군 참모중장 자격으로 적장을 처단한 것입니다.당시 한국과 일본은 전쟁상태였으니까요."

서 명예회장은 중국 젊은이들로부터 안 의사가 잊혀지는 게 안타까워 지난해 '안중근 의사 하얼빈에서의 열하루'란 책을 한국어와 중국어로 펴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