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공룡' CEO 행보 놓고 해석 제각각

세계 1위 철강업체 아르셀로 미탈을 이끄는 락시미 미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최근 행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미탈 회장이 철강업체들에 대한 '왕성한 식욕'을 드러내면서도,정작 포스코 등 특정 기업을 겨냥한 인수합병(M&A)설에 대해선 애매모호한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어서다.일각에서는 아르셀로 미탈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위장전술' 내지는 '성동격서(聲東擊西)' 전략이 아니냐는 의심마저 제기하고 있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르셀로 미탈이 포스코와 기술 공유 등의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락시미 미탈 회장이 브뤼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와 기술,연구 등의 협력 방안에 대해 포괄적인 논의를 하고 있다"며 "결론에 도달하기를 희망하고 있지만,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한 것.미탈 회장은 "포스코를 인수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이에 포스코 관계자는 "아르셀로 미탈 측이 최근 포스코의 인도 멕시코 등 글로벌 사업에 대한 협력체제 구축 의사를 표명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포스코의 입장이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언론에 관련 내용을 자꾸만 흘리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미탈 회장은 지난 24일 인도 비즈니스 스쿨 졸업 행사에 참석,"포스코 M&A 설은 전적으로 루머"라고 해명했으며,25일엔 미무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회장과 만나 합작을 확대키로 한 자리에서 "신일본제철 인수 가능성은 없다"고도 말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는 경계심을 풀지 않고 있다.이동희 포스코 부사장(CFO)은 최근 "언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른다"며 불안감을 나타냈었다.

실제 포스코는 올 연말까지 우호 지분을 50%로 늘리기로 하고 국내 대기업 및 기관투자가에 주식 매입을 계속 요청하고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지난 27일 기자들에게 "세상에 M&A 하겠다고 말하고,M&A하는 사람이 있냐"며 "우리로서는 항상 M&A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