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現정부서 가장많이 벌지만 보람은 박정희 정권때 최고였죠"...조석래 전경련 신임회장 기자간담회

"지금까지 기업인으로서 긍지와 성취감을 가장 많이 느꼈던 때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었던 박정희 정권 시절이었습니다.

기업인은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사업하는 것은 아니며 자신이 하는 일이 궁극적으로 나라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기를 항상 소망합니다.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이 위기론 등을 강조하는 것도 나라의 앞날을 염려하는 충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조석래 신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29일 저녁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포도주 몇 잔을 곁들여 밝힌 소회다.

지금까지 사업을 해오면서 어느 정부 시절의 경영환경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서였다.조 회장은 "사업하는 사람은 환경보다는 실질적으로 돈을 벌 수 있느냐를 더 중시한다"며 "하지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기업인으로서 나라에 기여한다는 긍지와 자부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지 돈(수익)만 생각한다면 지금 정부에서 훨씬 많이 벌었다고 생각하지만,보람과 성취도 면에선 박정희 정권 시절이 가장 높았다"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당시 선친의 나일론 사업을 돕기 위해 미국에서 공부하다 귀국했는데 우리나라 최초로 나일론 제품을 만들었을 때 눈물까지 흘렸다"며 "한 부문에서 사업을 하고 그 부문을 1위기업으로 키우고,더불어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긍지가 무엇보다 컸다"고 전했다.◆외곽단체 중복 업무 조정

조 회장은 또 향후 전경련에 대한 개혁작업을 차근차근 추진해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조 회장은 "오늘 원로자문단회의에서 한국 경제 현황과 전경련의 할 일에 대해 많이 논의했다"며 "많은 것을 바꿔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또 "전경련이 단합되지 않아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4대 그룹뿐 아니라 421개 전 회원사와 대화를 많이 나눠 단합하고 전경련의 목소리를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4대 그룹 위주로 움직인 전경련의 관행에 변화를 주겠다는 뜻으로 들렸다.

조 회장은 그러나 "여태까지 이건희 삼성 회장 등 4대 그룹이 (전경련에) 협력하지 않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경련이 더 잘되려면 4대 그룹이 나서서 큰 목소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며 4대 그룹의 협조도 당부했다.

조 회장은 이와 함께 "한국경제연구원 자유기업원 국제경영원 등 전경련 부설기관들의 중복 업무를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조만간 관련인사를 단행하고 사무국의 변화도 가져올 것"이라고 소개했다.

◆농업도 국제경쟁력 키워야

조 회장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현안에 대해서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논리로 확고한 지지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구촌 경제가 단일 시장으로 통합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이기는 품목에 집중하는 전략을 통해 전체 총합이 커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농산물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일본의 아오모리사과,고시히카리 쌀 등은 비싼 가격에도 많은 수출이 이뤄지고 있는데 우리 농산물도 신선도를 높이면서 고급화하면 국제경쟁력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