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맞수] (전자) LG전자‥'명품LG'로 해외시장 뚫어라

에어컨 등 생활가전 승승장구 … '럭셔리 마케팅'에 집중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자 브랜드들이다.두 회사를 소개할 때는 항상 국내 전자업계의 '맞수''라이벌'이라고 칭한다.

실제로 두 회사의 사업영역은 '쌍둥이'라고 할 만큼 서로 닮아 있다.

반도체(삼성전자)를 뺀 IT(정보기술) 제품 전 영역에 걸쳐 비슷한 제품 라인업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LCD TV, PDP TV, 휴대폰,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에서 두 회사는 항상 서로를 의식하며 한발 앞선 기술개발과 마케팅으로 승부를 내고 있다.

올 들어 이 같은 두 회사의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디자인을 강화한 LCD TV '보르도'를 내놓자 LG전자도 '샤인루비'라는 LCD TV로 맞불을 놨다.휴대폰에서도 마찬가지. LG전자가 메탈 소재의 '샤인폰'을 내놓자 삼성전자도 비슷한 스타일의 메탈 휴대폰으로 대응했다.

이런 결과 국내 시장에서 두 회사는 냉장고 시장의 90%, 에어컨 시장의 80%, 디지털TV 시장의 80%를 점유할 정도다.

선의의 경쟁은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법. 서로 경쟁하는 사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어느새 글로벌 브랜드로 훌쩍 컸다.최근 4∼5년 사이 두 회사는 비좁은 국내를 넘어 무한한 시장이 열려있는 '글로벌 마켓' 공략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소니 노키아 모토로라 등 쟁쟁한 기업들이 즐비한 세계 영상·가전 시장에서 삼성과 LG 브랜드는 '톱 클래스'에 올라섰다.

휴대폰의 경우 삼성전자는 세계 3위, LG전자는 세계 5위다.

LCD TV의 경우 삼성전자는 1위, LG전자는 5위를 달리고 있다.

에어컨의 경우 LG전자가 6년 연속 세계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고 삼성전자도 주요 국가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다.

양문형 냉장고의 경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의 쟁쟁한 기업들을 제치고 나란히 현지 시장에서 1, 2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지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의의 경쟁을 벌이면서 두 회사의 경쟁력이 동반 상승하는 것은 물론 'Made in Korea'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두 회사는 이제 명실상부한 '글로벌 라이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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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명품 LG의 이미지를 알린다.'

LG전자의 올해 사업전략은 프리미엄 라인업을 강화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다.

휴대폰 TV 냉장고 등 주력제품의 경우 국내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높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갈 길이 멀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올해 LG전자는 각 품목별로 프리미엄급 제품을 출시,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제품군별로 보면 휴대폰의 경우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초콜릿폰'을 중심으로 한 마케팅 전략을 짜고 있다.

LG전자의 올해 휴대폰 판매목표는 총 8000만대.이를 위해 초콜릿폰 마케팅을 강화, 올 상반기 중에 누적 판매대수 1000만대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또 최근 해외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은 '프라다폰'을 지역별로 순차적으로 내놓는다는 계획도 잡고 있다.

'프라다폰'은 LG전자와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가 공동 개발한 제품. 숫자나 메뉴버튼을 누르지 않는 터치스크린 방식을 적용하고, 제품 외관을 프라다 고유의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설계했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지난 2월 유럽시장에 첫선을 보였으며 국내 시장에는 2분기에 내놓을 예정이다.

'샤인폰'도 올해의 전략모델 중 하나다.

샤인폰은 초콜릿폰의 후속모델로 지난해 10월 출시돼 지금까지 30만대 이상이 팔렸다.

디지털TV 전략도 공세적이다.

지난해 LG전자의 LCD TV 세계시장 점유율은 5위. 삼성전자가 '보르도' 인기에 힘입어 세계 1위에 오른 데 비하면 좋지않은 성적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판매목표를 LCD TV 800만대,PDP TV 250만대로 늘려잡았다.

특히 올해는 TV의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풀HD급 TV'와 '타임머신TV'를 중점 판매하는 '투톱 전략'을 세웠다.

풀HD LCD TV의 경우 지난해까지 37, 42, 47, 52인치 제품을 차례로 내놔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풀HD 라인업을 갖췄다.

PDP TV도 50인치와 60인치 등 대형 제품군으로 전선을 넓혀가고 있다.

생활가전 분야에서의 LG전자 전략은 '1위 수성'이다.

LG전자는 생활가전 부문에서 세계 최고수준인 10%에 육박하는 영업이익률을 낼 만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올해도 생활가전은 승승장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컨의 경우 올해 가정용에 이어 시스템 에어컨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에어컨 합작공장을 세우는 등 해외 시장 공략도 강화하고 있다.

냉장고는 북미와 유럽 등에서 양문형 냉장고와 3도어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에 집중할 계획이다.이 밖에 LG전자는 'X노트'로 국내외 노트북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최근 미국 CES 전시회에서 선보인 '슈퍼블루 플레이어'(블루레이·HD-DVD 겸용)로 차세대 DVD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