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STX회장 "과열된 가격엔 M&A 안한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2012년까지 중국 조선 생산기지에서만 매출 30억달러를 달성해 장기적으로 국내 진해조선소와 비슷한 규모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글로벌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강 회장은 지난달 29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샹그릴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강 회장은 "국내에서 조선소 증설을 모색했지만 부지 확보가 어렵고 화이트칼라직은 물론 기능공 인력도 부족해 중국 진출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조선소 건설에 기술유출 우려는 .

"중국 조선소들이 벤치마킹할 수 없는 생산시스템을 구축하겠다.기술 유출은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기술 유출은 해외 진출 기업에 의해서라기보다는 우수한 퇴직직원이 중국 기업으로 스카우트되면서 발생한다."

-삼성중공업 등 다른 조선소는 중국에 블록공장만 짓고 있는데."회사별로 전략 차이가 있는 것 아닌가.

시간이 지나면 누구 판단이 옳았는지 알 것이다."

-중국의 선박건조 수주량이 올 들어 한국을 추월했는데."중국은 우리보다 조선소도 많고 건설 중인 생산설비도 많다.

양적으로 중국이 우리보다 많이 건조하게 되는 건 시간문제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질적으로 언제까지 앞서갈 것인가가 핵심이다."

-쌍용건설과 대한통운 인수 계획은.

"쌍용건설에는 관심이 전혀 없다.

대한통운은 임자(인수희망 기업)가 너무 많아 모르겠다.

국내 M&A(인수합병) 시장은 지금 너무 과열됐다.

돈을 주고 산 뒤 투자를 해 키워야 하는데 키울 돈까지 다 집어 넣어 인수하면 양쪽(인수하는 쪽과 피인수되는 쪽)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타이거오일을 인수한 이유는.

"(에쓰오일 자사주 매입 시도 등)정유공장을 인수하려고 세 차례나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한국에서 정유회사 인수 기회는 더 이상 없을 것 같다.

타이거오일은 유통분야를 공부해 에너지 사업을 재평가해볼 생각으로 인수했다."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된 STX팬오션의 국내상장 계획은.

"한국기업이 해외에만 상장돼 있는 것은 국내 정서에 좋지 않다.

팬오션을 이르면 올해 안에,늦어도 내년까지 국내에 상장하려 한다.

다만 싱가포르 주주를 생각해 큰 금액을 상장하지는 않겠다."

-그룹의 해외 성장 전략은.

"해운업을 글로벌화할 방침이다.

또 원자재는 해운 조선 등에 시너지가 큰 사업이다.광산을 산다든지,자원개발 비즈니스에 주력하겠다."

다롄=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