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찬히 뜯어보는 FTA] 법률시장 : 외국은 어떻게 극복했나?

독일과 호주는 같은 해인 1998년 법률시장을 열었다.

하지만 결과는 천양지차다.독일은 10개 토종 로펌 중 8개가 외국 손에 넘어가는 등 '초토화'됐다.

반면 호주는 영·미계 로펌에 합병당한 로펌이 하나도 없다.

시장 완전개방 3년째인 일본 역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변호사가 150명이 넘는 5대로펌을 제외하곤 중소형 로펌의 절반가량이 영·미계 로펌에 흡수합병됐다.

독일·일본과 호주의 차이는 뭘까.

호주 5대 로펌인 디킨스 관계자는 "철저히 준비해 고객인 기업들에 빠르고 정확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면 개방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한다.실제 호주는 변호사 업무가 전문 직업인의 고유영역이라는 틀을 깨버렸다.

다른 직종과 동업할 때 변호사가 다수를 차지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앴다.

법률서비스를 하나의 비즈니스로 인식한 것이다.2001년에는 세계 최초로 일반인들이 로펌에 주주나 이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독일에서 살아남은 토종 로펌 2개는 '전문화'로 승부를 걸었다.

헨겔러 뮬러와 글라이스 루츠는 독일이 금융강국이라는 강점을 십분 활용,독일 내 대형은행과 보험회사들을 단골 고객으로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했다.

일본의 1~5대 로펌은 2000년대 들어 활발한 '짝짓기'로 소속 변호사 수를 150명 이상으로 불려 시장개방에 대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