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가 한국 SW기업을 돕는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국 소프트웨어(SW) 기업을 돕는다? 쉽사리 믿기지 않는 말이다.

MS는 분기 매출이 100억달러를 넘어 우리 돈으로 10조원가량 벌어들이는 세계 최대 SW 기업이다.아무리 규모에서 비교가 안 된다고 해도 한국 SW 기업을 MS가 자발적으로 돕는다는 것은 기업 생리상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하지만 사실이다.

한국MS는 지난해 5월 '한국 SW 생태계 프로젝트'를 시작했다.3년 동안 한국 SW 기업에 6000만달러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그렇다고 기부하듯 돕는 것은 아니다.

고객인 한국 SW 기업들을 도와 궁극적으로 MS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MS에 대한 '반감'을 누그러뜨리려는 속셈도 숨어 있다.

이유야 어떻든 한국 SW 기업을 지원하는 MS의 시도는 1년 동안 '작은 결실'을 거뒀다.

한국MS 프로젝트에 참가했던 5개 기업이 최근 성공사례를 공개했다.스마트플랫폼즈,이지씨앤씨,디씨앤플랫폼,이너큐브,이씨오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기술지원,해외 파트너사 연결 등 MS의 지원을 받아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들은 모두 임베디드(내장형) SW나 웹 기반 SW에 MS 제품을 사용한다.

MS의 웹 기반 SW 개발 플랫폼인 '닷넷'이나 단말기 운영체제(OS),서버 등도 MS 제품을 쓴다.

또 국제특허를 획득할 정도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지만 규모가 영세하고 인지도가 낮다.

100억원을 밑도는 매출이 올해 2~3배로 늘어날 것이란 게 공통점이다.

스마트플랫폼즈의 경우 MS 지원을 받아 스마트카드 차량관리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자동차 액셀러레이터 위에 있는 소켓에 단말기를 부착하고 여기에 스마트카드를 꽂으면 주행기록,엔진상태,정비할 부분 등이 저장된다.

이 카드를 리더(판독기)에 넣고 PC에 연결하면 실시간으로 자동차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공공도서관에 전자태그(RFID) 미들웨어와 리더를 공급하는 이씨오도 MS의 프로젝트에 만족한다.

닷넷 기반의 임베디드 SW를 통해 돌아가는 RFID 자동화장비를 개발할 때 MS의 기술 지원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씨오는 올해 MS의 도움을 받아 SW 국제품질인증인 'CMMI 레벨'을 획득한 뒤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IPTV 솔루션 업체인 이지씨앤씨는 MS의 도움을 받아 조만간 일본 엠피텍과 제휴를 맺고 엠피텍의 네트워크를 활용,각국의 호텔 객실 65만개에 자사 솔루션을 공급할 예정이다.

KT의 디지털시네마 사업에 참여한 디씨앤플랫폼도 건물 로비에 설치하는 TV용 솔루션을 수출하기 위해 MS 도움을 요청한 상태다.

한국MS는 11일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한국 SW 생태계 서밋 2007'을 개최,제1기 지원 프로젝트에 참가한 5개 기업의 성공사례를 소개할 예정이다.유재성 한국MS 사장은 이와 관련,"한국 IT(정보기술) 기업들은 MS 최적의 파트너"라며 "국내외 시장을 개척하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