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1일자) 주가지수 1500시대 증시활력 살리려면

주가지수가 1500선의 벽을 뚫는 데 성공했다. 지난 9일 종가가 1501.06까지 치솟아 한국 증시의 신기원(新紀元)을 연 코스피지수는 어제 1.90포인트 밀리기는 했으나 1500선을 사이에 두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며 만만찮은 매수세를 과시해 지수 1500시대의 안착을 기대하게 했다.

이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우선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주가가 레벨업되면서 제자리를 찾고 자금조달시장으로서의 기능도 회복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과 맞물린 이번 상승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증시에 대한 평가를 끌어올리고 FTSE선진국지수 편입 가능성도 그만큼 높여줄 게 틀림없다. 사실 이번 강세장은 한·미 FTA 장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시장의 관세가 철폐될 경우의 경제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미국시장과의 연계(連繫) 강화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크게 감소시켜 주는 효과도 낳고 있다. 이에따라 국가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외국인들의 투자자금도 다시 활발히 유입되는 모습이다. 외국인들의 주식순매수 규모는 한·미 FTA 타결 이후에만 1조원을 훨씬 상회할 정도다.

향후 전망도 비교적 밝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는 일시적 차원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꾸준히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세계 경기도 연착륙할 가능성이 높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 또한 앞으로 회복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물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주가가 단기간에 급상승한 데 따른 기술적 조정 가능성이 상존(常存)하고 있는 데다 주식형 펀드 가입자들의 환매 분위기도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내수경기가 여전히 바닥 수준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 역시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중요한 것은 모처럼의 증시 활황세를 제대로 살려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증시는 경제의 거울'이라는 격언도 있듯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긴요한 것이 기업의욕 부추기기 및 투자활성화 등을 통해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일이다. 또한 대선(大選)을 앞두고 경제 정책이 포퓰리즘에 휩쓸려 일관성을 잃고 우왕좌왕하거나 시중 부동자금이 부동산 쪽으로 쏠리며 망국적 투기가 재연되는 일도 있어선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