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인력 치솟는 몸값 … 포털업계 몸 달았다

인터넷포털 업계에 검색 엔지니어 쟁탈전이 뜨겁다.

경쟁사 인력을 빼앗고 자사 인력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 번지고 있다.이런 현상은 작년 말 구글이 국내 검색 엔지니어 200여명을 대상으로 채용면접을 실시하면서 촉발됐다.

여기에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SK커뮤니케이션즈 프리챌 등이 맞대응하면서 경쟁이 심해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 구글의 한국 지사인 구글코리아는 작년 말부터 금년 초 사이에 국내에서 200명 이상의 검색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면접을 해 8명을 채용했다.국내 인터넷 업계 검색 엔지니어가 1000명을 밑도는 점을 감안하면 채용을 빌미로 경쟁사들의 검색 인력 현황을 사실상 송두리째 들춰본 셈이다.

미국 야후의 한국 법인인 야후코리아는 작년 초 12명이던 검색 엔지니어를 최근 30명선으로 늘렸다.

야후 본사는 위기에 빠진 야후코리아를 돕기 위해 미국 오버추어,와이즈넛 등에서 7년간 검색엔진을 개발한 정수동씨를 최근 야후코리아 검색본부장으로 보냈다.정 본부장은 "검색 엔지니어를 공격적으로 더 채용해 한국 실정에 맞는 검색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포털들도 맞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검색포털 엠파스와 검색기술 전문업체 코난테크놀로지를 인수한 SK커뮤니케이션즈는 조만간 경력직 검색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할 계획이다.지난해 하반기 석·박사급 검색 인력을 30여명이나 채용했던 NHN은 올해 들어서도 계속 검색 엔지니어를 찾고 있다.

프리챌은 지난해 영입한 구글 출신 이상준 전무를 검색본부장으로 내정하고 검색 인력 확보에 나섰다.

포털들이 검색 엔지니어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은 우수한 인재가 많을수록 검색의 질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내 최고 검색 전문가로 꼽히는 이준호 NHN 최고기술책임자(CTO)는 "검색은 수학뿐 아니라 인간의 행동양식과 심리까지 연구해야 하는 종합예술"이라며 "우수한 인재라야 앞선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검색 인력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구글은 검색 인력이 1만명이나 되는 반면 국내는 업계를 통틀어 700~1000명에 불과하다.

구글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나마 NHN이 400여명을 확보했을 뿐 나머지는 대부분 100명을 밑돈다.

구글을 비롯한 인터넷포털들이 검색 엔지니어 쟁탈전을 펼침에 따라 검색 인재의 몸값이 뛸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검색 엔지니어의 첫 연봉은 석사 출신 기준으로 6000만원 수준.다른 공대 출신에 비해 높은 편이다.

미국 스탠퍼드대를 나와 구글에 입사한 검색 엔지니어의 첫 연봉은 9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구글 출신인 이상준 프리챌 전무는 "구글이 한국 시장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오고 있어 올해는 석·박사급이나 실력을 인정받는 경력직 검색 엔지니어를 차지하려는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