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로 6~25% 관세 폐지‥도자기업계 "對美수출 숨통"

한국도자기 행남자기 등 국내 도자기 업체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도자기 종류별로 6~25%씩 부과되는 관세가 폐지될 경우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어 미주지역 수출이 최대 2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유럽과 일본산 고가 브랜드와 중국산 저가 제품의 범람 속에서 '샌드위치' 상황에 몰려 있던 토종 업체들로서는 오랜 가뭄 끝 단비를 만난 격이다.

17일 행남자기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FTA 체결 효과를 분석한 결과 FTA 발효 첫해 최고 130%가량 늘어난 연간 344만8000개의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금액으로는 약 85억원의 수출액 순증 효과가 기대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행남자기는 향후 △지름 10인치(25.4cm) 이상의 대형 접시 △대형 찜기류,대형 소스용기류 △600cc 이상의 도자기주전자 △테이블 세팅용 아트접시 등에서 가격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산 고급 제품과 가격 경쟁이 가장 첨예한 대형 식기류 부문에서 당장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국쪽 물량이 늘어날 경우 중남미와 남미쪽 물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회사는 유럽산 전문 딜러인 미국 유통업체 두 곳이 대량 주문을 전제조건으로 최근 접촉해옴에 따라 대형 본차이나 제품 공급 가격조건을 면밀히 협의하고 있다.

생산량 세계 5위인 한국도자기도 자체 브랜드는 물론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수출 물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현재 320만달러 수준인 미주지역 수출량을 500만달러 이상으로 크게 늘려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유럽 업체들이 미국시장을 겨냥해 한국 업체에 생산을 위탁하는 글로벌소싱 물량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뿐만 아니라 한·인도 FTA 체결 가능성을 염두에 둔 인도의 대형 딜러가 연간 300만달러 규모의 독점공급권을 요청해 오는 등 한·미 FTA 효과가 타 대륙에까지 파급되는 분위기라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도자기 관계자는 "유해물질 검출 등 검역문제 해결이 숙제인 중국산과 달리 한국산은 관건이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 만큼 영국 일본 등 전통 강호와의 글로벌 마켓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