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대한 울분 · 증오 가득" … 美NBC, 조승희씨가 보낸 동영상 공개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을 저지른 조승희씨(23)가 사건 당일(16일·현지시간) 1차 범행 후 미국 NBC 방송사에 동영상과 사진,편지를 보낸 것으로 밝혀져 범행 동기를 규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전망이다.

우편물에는 조씨가 범행 동기를 직접 설명하는 형식의 동영상과 총 칼 장도리 등 무기를 든 자신의 사진,세상에 대한 울분을 담은 편지가 들어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NBC 방송은 18일 오후 긴급뉴스를 통해 "일부 동영상과 비난의 글 등이 담긴 우편물이 이날 스티브 캐스터 NBC 사장 앞으로 배달돼 즉시 연방수사국(FBI)에 넘겼다"고 보도하고 관련 사진과 동영상 일부를 인터넷 사이트에 공개했다.

NBC는 우편물에 찍힌 소인이 '16일 오전 9시1분'인 점을 감안할 때 조씨가 우편물을 보낸 시점은 기숙사에서 2명을 살해한 1차 범행(16일 오전 7시15분)과 공학관에서 30명을 사살한 2차 범행(오전 9시15분 이후) 사이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배달된 동영상에는 조씨가 1800 단어로 구성한 성명서를 읽는 모습이 담겨 있다.조씨는 동영상을 통해 "당신들은 오늘과 같은 일을 막을 기회가 천억 번은 있었으나 결국 피를 흘리도록 결정했다"며 범죄의 책임을 자신이 아닌 사회 전반의 모순 탓으로 돌렸다.

우편물에서 나온 43장의 사진은 더욱 충격적이다.

목에 칼을 대는 모습,머리에 권총을 겨누는 모습 등 온통 섬뜩한 이미지로 채워졌다.버지니아주 경찰청장인 스티브 프래허티는 "조씨의 우편물은 새롭고 결정적인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