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치만 믿고 제주도 투자는 금물" … 신한銀 PB고객 현장답사

신한은행 프라이빗뱅킹(PB) 고객 38명은 지난 20일 새벽 서울에서 비행기에 올라타 제주공항에 내리자마자 버스로 갈아타고 제주도 애월읍 바닷가로 달려갔다.

최근 제주도가 특별자치도 및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된 후 제주도 땅 투자가 인기를 끌자 이 은행 고준석 부동산재테크팀장과 현장 답사를 온 것이다.고객들은 버스를 타고 가다 경치가 좋은 곳이 나타날 때마다 투자할 가치가 있는 땅인지를 물어봤다.

고 팀장은 "주위 풍경이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라 해도 투자가치가 높은 것은 아니다"며 "제주도는 곳곳에 함정이 많아 꼼꼼히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별장 펜션 등 제주도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진 투자자들을 많이 봐 왔다"며 "투자는 냉정하게 결정하라"고 느긋한 자세를 권유했다.고 팀장은 애월읍 애월리에서 매물로 나온 평당 25만원짜리 전원주택지를 예로 들었다.

주변의 그림같은 풍경이 투자자들을 유혹하지만 투자해서는 안 될 곳이라는 것이 그가 내린 결론이다.

특히 땅값이 주변 시세보다 평당 15만원가량 싸다는 점에 덜컥 계약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팀장은 "이곳은 지대가 낮아 토목공사 비용이 평당 20만원 더 드는 데다 묘지가 있어 토지 소유권을 확보하더라도 묘를 쓴 후손이 분묘기지권을 주장할 경우 대응할 방법이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펜션과 별장에도 현혹되지 말라고 주문했다.

펜션과 별장이 밀집된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의 740평짜리 토지(평당 80만원)도 추천 대상에서 제외시켰다.부지 앞에 소규모 땅이 길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고 팀장은 "값이 싸고 괜찮아 보여도 다른 사람 소유의 자투리 땅이 길을 막고 있으면 맹지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제주도는 건축허가가 제한되는 땅이 워낙 많기 때문에 투자하기 전에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제주=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