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大해부-3부 지역상권] (9) 울산 성남동 상권‥두 대형 쇼핑점의 엇갈린 운명

울산 성남동 상권 안의 두 대형 소매점 디앤아이와 뉴코아아울렛은 소비자 타깃,가격,제품 경쟁력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극명한 사례다.

2005년 9월 울산 중구 상권 부활을 외치며 문을 연 디앤아이는 개점 이후 계속 영업 부진에 시달리다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다가 2006년 10월 완전히 문을 닫았다.반면 뉴코아아울렛은 2006년 9월에 개장한 이래 매달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디앤아이는 문을 열 때부터 프랑스와 일본 등에서 직수입한 명품 상설 할인매장을 설치해 시중 판매가격의 40∼70%까지 싼 가격에 내놓는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내세웠다.

하지만 제품과 가격 면에서 확실히 자리매김을 하지 못했다.이곳 관계자는 "나름대로 명품이라 할인해도 저렴하다는 느낌을 소비자들에게 주지 못하고 제품 구색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고객들이 등을 돌린 것 같다"고 전했다.

매장의 70~80%를 분양했지만 이 중 절반 이상이 다시 상인들에게 임대를 주려는 '가수요'였다는 점도 실패의 원인이다.

뉴코아는 2006년에 향토 백화점에서 쇼핑몰 등으로 변신을 시도하다 각각 실패한 옛 올림푸스·주리원백화점을 인수해 아울렛 매장으로 다시 개점했다.뉴코아는 디앤아이에 비해 인지도 있는 브랜드를 저가에 공급한다는 이미지가 확고하다.

패션의류 기업인 이랜드의 자회사라는 강점을 살린 것.저가 제품을 대량으로 조달한 것이 싼 물건을 주로 찾는 성남동 상권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아 떨어졌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