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 읽는 경제학] 참여정부 공무원수 5만명 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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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신문 4월24일자 A1면
울산시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무능 공무원 퇴출제' 도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부터 2011년까지 5년간 5만1223명에 달하는 공무원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정부는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올해 1만2317명의 공무원을 증원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같은 내용은 23일 행정자치부가 각 부처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증원 요구를 취합해 심사한 뒤 마련한 '2007∼2011년 정부 인력운용 계획'에서 나타났다.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교원 6714명,일반직 6673명을 늘리고 1070명을 줄여 모두 1만2317명의 공무원을 증원한다.
이에 따라 지난 4년간 중앙공무원 4만8499명을 늘린 참여정부는 임기 중 6만여명의 공무원을 증원하게 된다.
연도별 증원 규모는 2008년 9317명,2009년 1만239명,2010년 1만185명,2011년 9165명 등이다.2011년까지 5년간 분야별 증원 규모는 △사회복지 7651명 △안전관리 2만3106명 △교육문화 2만3094명 △경제산업 2828명 △일반행정 584명 등이다.
반면 2011년까지 중앙공무원 전체 감원 규모는 6040명으로 같은 기간 증원 규모의 11.8% 수준에 그쳤다.
정부 각 부처는 2011년까지 13만9765명을 증원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 중 5만1223명만 증원하기로 했다고 행자부는 밝혔다.김철수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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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올해부터 5년 동안 중앙 공무원 5만여명을 증원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주요 언론들이 '지나친 몸집 불리기'라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공무원 규제 공생 악순환''공무원 5만명 늘리면 누가 먹여 살리나''공무원 증원 앞서 생산성 따져봐야' 등의 제목으로 증원 반대 논조를 펼치고 나온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참여정부는 지금까지 5만여명에 가까운 공무원을 늘림으로써 역대 어느 정부보다 비대해진 것은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이미 95만명을 넘어선 공무원 수를 올해 1만2000여명을 더 늘리고,차기 정부의 증원 계획까지 미리 짜놓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른바 '철밥통' 조직의 상징으로 통하고 있는 공무원을 이처럼 계속 늘리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일까.
더욱이 민간 부문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고,주요국들이 하나같이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는 것과는 거꾸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공무원 증원의 내용과 효과 분석 등을 통해 이번 논란을 검증해 보자.
◆ 찬성 측 "큰 정부라도 일만 잘하면 작은 정부보다 낫다"
참여정부는 '큰 정부라도 일만 잘하면 된다'라는 효율적 정부론을 공무원 증원의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공무원 수를 줄이는 감량 위주의 작은 정부보다는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공공 서비스를 제대로 공급하는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시장에 대한 개입,간섭의 측면에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지만,국민에 대한 공공 서비스 측면에서는 '더 나은 정부(Better Government)'를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큰 정부냐,작은 정부냐의 구분은 단순히 공무원 숫자로 판단할 게 아니라 정부의 역할과 기능을 따져서 판단할 문제라고 주장한다.
정부 비대화 논란에 대해서도 "증원을 단순히 규모가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 증원이 있었는지,효과는 어떤지를 살펴본 후 적정 여부를 논해야 한다"며 반론을 펴고 있다.
실제로 참여정부 들어 늘어난 공무원들의 대부분은 교원,사회복지,치안 등 국민에 필요한 서비스 공급을 맡고 있으며,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수로 볼 때도 한국은 큰 정부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 반대 측 "큰 정부는 민간활력 감퇴,규제 유발 등 초래"
주요 언론들은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정부 행정 효율성 하락으로 인해 추락한 것으로 나타난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조사자료 등을 근거로 "정부 조직이 효율적이 돼 인력이 더 필요하다"는 정부 측 논리를 반박한다.
뿐만 아니라 참여정부는 우리 공무원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 강변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캐나다 프레이저연구소가 '민간 경제활동에 미치는 정부의 영향력'을 기준으로 정부 규모를 평가한 결과 한국은 미국 영국 일본보다도 오히려 큰 것으로 나타났는가 하면,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문 지출비용이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공무원 증원 발표 때마다 사회서비스 담당 공무원을 늘려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공공서비스의 질도 개선하겠다고 되뇌지만 '큰 정부'로 인해 민간부문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전체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 게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정부 조직이 비대해지면 정부의 씀씀이가 커지는 것은 물론 규제 역시 늘어나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 국민적 토론과 합의 없이 증원 밀어붙여선 안돼
사회 변화에 따라 공무원 증원이 필요한 부문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교육 복지 등 대국민 서비스 부문이 그렇다.
하지만 문제는 늘어난 공무원만큼 대국민 서비스가 향상되고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느끼는 국민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행정자치부가 지난해 말 공무원과 민원인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혁신체감도 및 기관신뢰도 조사 결과 혁신체감도가 58.4점에 머물렀던 게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더욱이 지금 큰 정부를 만들겠다고 나서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게 선진국들의 목표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작은 정부를 만들어야 규제가 대폭 줄어들고,민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국가경쟁력도 커지는 까닭이다.
때문에 정부가 5만여명의 공무원을 늘리기로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무더기 증원으로 국민 혈세만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마당에 또 다시 공무원을 대폭 늘리겠다니 어처구니없다.
더구나 울산,서울 등 지자체들이 '무능·부적격 공무원 퇴출제'를 도입해 공무원 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것과는 너무도 판이하다.
따라서 충분한 국민적 토론과 합의절차 없이 증원방안을 그대로 밀어붙여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차기 정부에도 부담을 줄 공무원 증원계획은 철회돼야 마땅하다.
김경식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
[용어 풀이]
◆공무원 퇴출제=관료주의의 폐단을 시정하고 더 높은 행정 효율을 이끌어내기 위해 중앙정부를 비롯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무원을 내보내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를 비롯 일부 지자체에서 공무원 3% 퇴출제를 시행하면서 제도 도입이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공무원 퇴출은 공무원 신분보장을 없애고 직업공무원제의 근간을 흔들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작은 정부(small government)=본래는 국민의 조세부담이 작은 정부형태를 일컫는 말이었지만 근래들어선 낭비없는 정치운영을 위한 정부 형태를 표현하고 있다.
값싼 정부(cheap government)는 재정지출의 최소화를 지향하는 정부형태를 말한다.
◆철밥통=깨지지 않는 밥통을 말하며 해고될 위험이 없는 직업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표현이다.공무원은 일단 임용되면 쫓겨날 걱정이 없으므로 쇠로 만든 밥통으로 통한다.
쇠(철)는 깨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울산시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무능 공무원 퇴출제' 도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올해부터 2011년까지 5년간 5만1223명에 달하는 공무원을 늘리기로 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정부는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올해 1만2317명의 공무원을 증원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 같은 내용은 23일 행정자치부가 각 부처로부터 제출받은 연도별 증원 요구를 취합해 심사한 뒤 마련한 '2007∼2011년 정부 인력운용 계획'에서 나타났다.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교원 6714명,일반직 6673명을 늘리고 1070명을 줄여 모두 1만2317명의 공무원을 증원한다.
이에 따라 지난 4년간 중앙공무원 4만8499명을 늘린 참여정부는 임기 중 6만여명의 공무원을 증원하게 된다.
연도별 증원 규모는 2008년 9317명,2009년 1만239명,2010년 1만185명,2011년 9165명 등이다.2011년까지 5년간 분야별 증원 규모는 △사회복지 7651명 △안전관리 2만3106명 △교육문화 2만3094명 △경제산업 2828명 △일반행정 584명 등이다.
반면 2011년까지 중앙공무원 전체 감원 규모는 6040명으로 같은 기간 증원 규모의 11.8% 수준에 그쳤다.
정부 각 부처는 2011년까지 13만9765명을 증원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이 중 5만1223명만 증원하기로 했다고 행자부는 밝혔다.김철수 한국경제신문 사회부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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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증원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올해부터 5년 동안 중앙 공무원 5만여명을 증원하겠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주요 언론들이 '지나친 몸집 불리기'라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공무원 규제 공생 악순환''공무원 5만명 늘리면 누가 먹여 살리나''공무원 증원 앞서 생산성 따져봐야' 등의 제목으로 증원 반대 논조를 펼치고 나온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참여정부는 지금까지 5만여명에 가까운 공무원을 늘림으로써 역대 어느 정부보다 비대해진 것은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그런데도 이미 95만명을 넘어선 공무원 수를 올해 1만2000여명을 더 늘리고,차기 정부의 증원 계획까지 미리 짜놓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른바 '철밥통' 조직의 상징으로 통하고 있는 공무원을 이처럼 계속 늘리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일까.
더욱이 민간 부문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고,주요국들이 하나같이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는 것과는 거꾸로 나아가고 있는 우리의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공무원 증원의 내용과 효과 분석 등을 통해 이번 논란을 검증해 보자.
◆ 찬성 측 "큰 정부라도 일만 잘하면 작은 정부보다 낫다"
참여정부는 '큰 정부라도 일만 잘하면 된다'라는 효율적 정부론을 공무원 증원의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공무원 수를 줄이는 감량 위주의 작은 정부보다는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공공 서비스를 제대로 공급하는 정부를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시장에 대한 개입,간섭의 측면에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지만,국민에 대한 공공 서비스 측면에서는 '더 나은 정부(Better Government)'를 지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큰 정부냐,작은 정부냐의 구분은 단순히 공무원 숫자로 판단할 게 아니라 정부의 역할과 기능을 따져서 판단할 문제라고 주장한다.
정부 비대화 논란에 대해서도 "증원을 단순히 규모가 아니라 어느 분야에서 증원이 있었는지,효과는 어떤지를 살펴본 후 적정 여부를 논해야 한다"며 반론을 펴고 있다.
실제로 참여정부 들어 늘어난 공무원들의 대부분은 교원,사회복지,치안 등 국민에 필요한 서비스 공급을 맡고 있으며,인구 1000명당 공무원 수로 볼 때도 한국은 큰 정부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 반대 측 "큰 정부는 민간활력 감퇴,규제 유발 등 초래"
주요 언론들은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정부 행정 효율성 하락으로 인해 추락한 것으로 나타난 지난해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IMD)의 조사자료 등을 근거로 "정부 조직이 효율적이 돼 인력이 더 필요하다"는 정부 측 논리를 반박한다.
뿐만 아니라 참여정부는 우리 공무원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낮다고 강변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캐나다 프레이저연구소가 '민간 경제활동에 미치는 정부의 영향력'을 기준으로 정부 규모를 평가한 결과 한국은 미국 영국 일본보다도 오히려 큰 것으로 나타났는가 하면,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문 지출비용이 선진국보다 훨씬 높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공무원 증원 발표 때마다 사회서비스 담당 공무원을 늘려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공공서비스의 질도 개선하겠다고 되뇌지만 '큰 정부'로 인해 민간부문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전체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들 게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한다.
또한 정부 조직이 비대해지면 정부의 씀씀이가 커지는 것은 물론 규제 역시 늘어나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 국민적 토론과 합의 없이 증원 밀어붙여선 안돼
사회 변화에 따라 공무원 증원이 필요한 부문이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특히 교육 복지 등 대국민 서비스 부문이 그렇다.
하지만 문제는 늘어난 공무원만큼 대국민 서비스가 향상되고 효율성이 높아졌다고 느끼는 국민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실제로 행정자치부가 지난해 말 공무원과 민원인 등 1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혁신체감도 및 기관신뢰도 조사 결과 혁신체감도가 58.4점에 머물렀던 게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더욱이 지금 큰 정부를 만들겠다고 나서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게 선진국들의 목표인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작은 정부를 만들어야 규제가 대폭 줄어들고,민간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국가경쟁력도 커지는 까닭이다.
때문에 정부가 5만여명의 공무원을 늘리기로 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가뜩이나 무더기 증원으로 국민 혈세만 낭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마당에 또 다시 공무원을 대폭 늘리겠다니 어처구니없다.
더구나 울산,서울 등 지자체들이 '무능·부적격 공무원 퇴출제'를 도입해 공무원 사회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는 것과는 너무도 판이하다.
따라서 충분한 국민적 토론과 합의절차 없이 증원방안을 그대로 밀어붙여서는 결코 안 될 일이다.
차기 정부에도 부담을 줄 공무원 증원계획은 철회돼야 마땅하다.
김경식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kimks5@hankyung.com
[용어 풀이]
◆공무원 퇴출제=관료주의의 폐단을 시정하고 더 높은 행정 효율을 이끌어내기 위해 중앙정부를 비롯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무원을 내보내는 것을 말한다.
서울시를 비롯 일부 지자체에서 공무원 3% 퇴출제를 시행하면서 제도 도입이 급물살을 탈 조짐이다.
이에 대해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은 공무원 퇴출은 공무원 신분보장을 없애고 직업공무원제의 근간을 흔들려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작은 정부(small government)=본래는 국민의 조세부담이 작은 정부형태를 일컫는 말이었지만 근래들어선 낭비없는 정치운영을 위한 정부 형태를 표현하고 있다.
값싼 정부(cheap government)는 재정지출의 최소화를 지향하는 정부형태를 말한다.
◆철밥통=깨지지 않는 밥통을 말하며 해고될 위험이 없는 직업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표현이다.공무원은 일단 임용되면 쫓겨날 걱정이 없으므로 쇠로 만든 밥통으로 통한다.
쇠(철)는 깨지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