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대 이명희 교수 "수능성적 공개해야 서열화 해소"

"수능점수 등 학력자료가 공개되면 학교별 학습 능력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학교 간 서열화를 해소할 수 있습니다."

수학능력시험 점수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자료를 공개하란 법원의 판결을 이끌어낸 이명희 공주대 교수(47·역사교육과)는 29일 "정부가 정보공개의 취지를 왜곡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지난 6년간 교육부를 상대로 '수능 점수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자료를 공개하라'며 법정투쟁을 벌였다.

지난해 9월 1심에서 수능 원데이터를 공개하라는 판단을 이끌어낸 데 이어 지난 27일에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자료도 공개해야 한다는 서울고법의 판결까지 얻어냈다.

이 교수는 "수능 성적 공개가 학교 간 서열화를 조장한다는 교육부의 주장은 원인과 결과를 뒤바꾼 억지 주장"이라며 "미국 영국 등 선진국 교육부는 연구원들에게 모든 정보를 공개하고 연구를 장려하는데 우리 교육부는 정보를 암실에 숨기는 데 급급하다"고 설명했다.그는 수능 점수 공개로 인한 학교별 서열화 가능성에 대해 "특정 시점의 점수를 공개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과거 5년 간의 변화를 살피는 데 주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공개된 정보는 오히려 서열화를 해소하는 데 좋은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교육부가 대법원에 상고하겠다며 반발하고 나선 것에 대해서는 "이번 정보공개로 공교육의 실태가 적나라하게 공개될 경우 현실성 없는 교육 정책을 추진한 데 대한 책임을 추궁당할 것이 두려워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3불 정책을 찬성하든 반대하든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논의를 해야 하는데 이념적 논쟁으로만 머물고 있다"면서 "이러한 현상을 막고 공교육의 문제점을 측정하기 위해서라도 정보 공개는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