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버린 그 자리에 이웃을 담아내야죠" ‥ 종교문화연구원 문 연 이찬수원장

"작년 상반기까진 마음 고생이 많았지요.

느닷없이 3년 전의 일을 문제삼아,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징계를 당했으니 말이죠.하지만 그 모든 과정이 삶을 역동적으로 살라는 하나님의 계시라고 봐요.

덕분에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나 다양한 일을 도모하게 됐으니 말입니다."

최근 서울 하왕십리동에 문을 연 종교문화연구원의 이찬수 원장(45)은 '고통'을 겪은 사람같지 않게 표정이 밝았다.그는 지난해 초 재직 중이던 경기도 용인의 강남대에서 재임용을 거부당한 '전직 교수'다.

2003년 조화와 관용을 강조하기 위한 교육방송(EBS)의 '똘레랑스'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독교의 관용성을 보여주기 위해 불상 앞에서 절한 것이 빌미가 됐다.

비교종교학을 전공한 그는 "아직 복직과 관련한 소송이 진행 중이지만 대학 강의(이화여대,성공회대)에다 종교문화연구원장과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종교 간 대화위원으로 활동하느라 무척 바빠졌다"고 했다."한국 종교계에서 가장 먼저 공론화해야 할 주제가 근본주의입니다.

현재 기독교의 근본주의는 정통주의로 포장했을 뿐 진짜 근본주의가 아닙니다.

자신의 이기적 욕심을 극복하고 그 안에 이웃을 담아내는 종교적 근본주의,근본적 근본주의가 필요합니다."종교문화연구원이 지난달 14일 개원 기념 강연의 주제를 '우리 사회의 근본주의'로 잡은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당시 강사로 참여한 이 원장은 '근본적 근본주의'의 필요성을 주창했고,최대광(감신대) 이길용(서강대) 김종명(한국학중앙연구원) 전병술(건국대) 박사 등이 한국 문화와 근본주의,종교와 근본주의,기독교 근본주의와 불교 등을 주제로 강연하면서 뜻을 함께 했다.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가 이사장을 맡고 종교계·학계 원로들이 고문으로 참여한 연구원의 설립 취지는 학자들의 개인적인 연구를 대중적으로 확대하고 실천적 사업으로 확장하는 것.종교 간의 대화와 소통의 문화를 대중적 차원에서 확대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그 첫번째 사업이 3일부터 6월28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서울 남산 유스호스텔에서 열리는 대중강좌다.

'나와 너,그리고 우리-다양한 종교들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이번 강좌는 기독교와 불교·이슬람·유교·동학,불교와 동학,뉴에이지와 종교,불교와 이슬람 신비주의 등을 전문 연구자들의 설명과 함께 비교하며 만날 수 있는 기회다.3일 첫 강좌에서 '불교와 기독교의 만남'을 주제로 강연할 이 원장은 "종교가 화해보다는 갈등과 전쟁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이 오늘날 우리가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이라며 "종교 간 소통과 경계 허물기를 확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