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일본기업에 이중과세 철회‥세금환급 첫 사례

중국 정부는 일본계 중국 자회사가 경영지도료 등의 명목으로 일본 모회사에 지급한 돈을 당초 방침과 달리 손비로 인정,매겼던 세금을 돌려주기로 했다. 이는 외국계 기업이 본국에 보낸 과실 송금에 대해 철저히 과세해 오던 중국 당국의 전례에 비춰 이례적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최근 일본과 중국의 세무당국이 중국에 투자한 일본 기업에서 발생한 이익을 놓고 벌어졌던 이중과세 문제를 해소키로 합의했다고 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쑤저우와 산둥성에 있는 일본계 자회사 2개가 일본 본사에 기술 로열티와 경영지도료 등으로 송금한 돈 전액에 대해 중국 세무당국은 당초 비용으로 인정하지 않고 법인세를 물렸다.

이로 인해 중국과 일본 양측에서 똑같은 돈에 세금을 내야 하는 이중과세 상황에 처한 두 회사는 양국 세무당국에 불복 신청을 해 세무당국 간 협의가 이뤄졌다.

협의 결과 중국 세무당국은 두 회사가 본사에 송금한 돈 중 약 70%를 제조 노하우와 경영지도 제공에 대한 대가로 인정해 과세 소득에서 빼 주기로 했다.

일본 국세청은 본사가 송금받은 돈 중 중국에서 과세되지 않은 70% 부분에 대해서만 세금을 매기기로 해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했다.

일본 국세청은 "중국 세무당국이 이미 세금을 부과한 이후 협상을 통해 환급해 준 사례는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번에 양국 세무당국이 협의를 통해 이중과세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중국에 투자하려는 일본 기업들의 '세금 리스크'가 상당 부분 불식됐다고 풀이했다.

중국 세무당국은 그동안 외국 기업들이 본국의 모기업에 경영지도료 명목 등으로 과도한 과실 송금을 하는 것에 대해 '이전가격 세제'를 적용,철저히 세금을 추징해 왔다.

이전가격 세제란 다국적 기업이 모회사와 자회사 간 거래 때 가격을 정상 가격보다 높거나 낮게 조작함으로써 기업 전체의 세 부담을 줄이려는 것에 대해 추징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전가격 세제와 관련,다국적 회사의 자회사가 모회사에 지급한 비용의 인정 범위에 대한 국제적 통일 기준을 모색하고 있다.

도쿄=차병석 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