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나이지리아 사기단' 유명 女골퍼 돈 10억원 꿀꺽

국내 유명 여성 프로골퍼에게 10억원대 금융사기를 친 일당이 검거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일본에서 활동 중인 여성 프로골퍼 구옥희씨(50)에게 자신이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환전 사업을 맡고 있는 것처럼 속인 후 골프장 개발을 미끼로 10억원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로 일당 중 한 명인 이모씨(40)를 2일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2003년 9월 구씨에게 "전직 대통령이 조성한 7조원대의 구권 달러를 환전하는 '비밀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과 사업을 하고 있다"며 "비자금을 환전하는 데 필요한 보증금 10억원을 내면 3개월 후 17억원으로 돌려주겠다"고 꼬여 2004년 1월 1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 사건은 지난 10여년간 국정원이나 KOTRA가 지속적으로 주의 경고를 내렸던 일명 '나이지리아 사기단'의 국내 번역판이어서 눈길을 끈다.

주로 무작위 이메일이나 우편물 등을 통해 피해자에게 접근해 오는데 이들 사기단은 나이지리아 고위급 신분을 사칭해 물품대금이나 비자금 등의 외화 반출을 도와주면 거액의 커미션을 주겠다며 피해자들에게 보증금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