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권 2009년 상반기 발행] 수표발행 비용만 年 2800억원 절감효과

고액권이 발행되면 10만원 자기앞수표 취급비용 절감 등 각종 유·무형의 혜택이 기대된다고 한은은 밝혔다.

고액권이 발행되면 가장 직접적인 혜택을 입는 곳은 한국은행이다.한국은행은 고액권 발행으로 자기앞수표 대체금액만큼 화폐발행액이 증가해 주조차익(시뇨리지)을 얻게 된다.

현재 자기앞수표를 발행하는 시중은행은 수표금액에 해당하는 현금을 별단예금 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고액권이 발행돼 자기앞수표를 대체하면 별단예금의 현금이 시중에 풀리면서 시중은행의 지준이 줄게 된다.이에 따라 시중은행은 필요지준을 더 적립해야 하고 한은 입장에서는 이 부분만큼 통안증권을 덜 발행해도 된다.

한은은 연간 약 1700억원의 주조차익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은은 또 유통지폐의 상당량을 차지하는 1만원권 가운데 40%(9억장) 정도가 고액권으로 대체되면서 제조및 운송,보관 등에 따른 화폐 관리 비용이 연간 400억원 절감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한은의 수익으로 잡히는 주조차익과 지폐 인쇄비용 절감효과는 곧 정부의 재정수입 증가로 이어진다.

한은이 흑자를 내면 일정비율의 적립금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국가 재정으로 귀속되기 때문이다.

자기앞수표를 발행해 수수료를 챙겨온 은행들은 그만큼 이윤이 줄어들게 된다.그러나 약 2800억원으로 추산되는 자기앞수표 제조와 보관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유리한 측면도 있다.

물론 CD나 ATM 등 자동화기기를 개조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경우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일반인들은 수표결제 과정에서 신분을 노출하는 이서행위를 할 필요가 없고 다량의 1만원권을 번거롭게 세면서 결제해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다.그러나 일부 시민단체 등은 "고액권 발행으로 무자료거래와 음성적 탈루가 더 용이해지고 뇌물수수 단위가 커져 사회적 비용이 증대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