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4일자) 국가물류표준화 서두를수록 좋다

정부가 물류산업의 국제경쟁력 강화 및 국가물류비 절감을 목표로 국가물류표준화 로드맵을 내놓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물류비를 약 3~5%(연간 3조~4조원)가량 줄이고 2012년께에는 일본 유럽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물류표준화 선진국에 진입하겠다는 것이다.이를 위해 정부는 보관시설 운반하역기기 연계수송시스템 등 94개 표준화 과제를 선정해 향후 5년간 192억원을 집중투자하는 한편 표준화 작업을 선도적(先導的)으로 추진할 연구기관 및 전문가도 적극 육성키로 했다고 한다.

이런 계획을 차질없이 실행으로 옮기고 관련 부처 간 정책 협조에도 만전을 기해 우리 물류산업의 선진화로 이어가야 할 것이다.

사실 물류표준화는 이만저만 시급한 게 아니다.국가물류비의 GDP 대비 비율은 미국이 8.6%,일본은 8.2%인 반면 우리는 아직도 11.9%에 이르러 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주요 걸림돌이 되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는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동북아 물류허브 구축이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강조해 왔지만 물류산업의 국제경쟁력은 향상되기는커녕 뒷걸음질을 면치 못해온 게 현실이다.

지난해 동북아 주요 항구의 컨테이너 처리물량만 살펴보더라도 부산항은 1203만개에 머물러 싱가포르(2480만개) 홍콩(2374만개) 상하이(2171만개) 선전(1826만개) 등에 크게 뒤졌고 물동량 증가율(1.6%) 역시 상하이(20.1%) 선전(12.8%) 등과는 비교대상이 되지 못했다.동북아 물류허브 구축은 그야말로 말의 성찬에 불과했다는 이야기다.

물류산업의 위상이 이처럼 추락한 것은 화물 처리의 신속성과 효율성,배후시설 등에서 경쟁 국가들에 미치지 못한 때문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개항(開港) 1년을 넘긴 부산항 신항이 하루 120만개의 컨테이너 하역능력을 갖추고도 부실한 물류환경 탓에 아직도 파리를 날리고 있는 모습은 보기에도 안쓰러울 지경이다.그런 점에서 국가물류표준화 작업은 민(民)과 관(官)을 가릴 것 없이 한마음이 돼 총력체제로 임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함은 물론 가능하다면 시일을 앞당기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중국이 물류 측면에서도 공룡으로 떠오르면서 우리의 존립기반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그런 필요성은 더욱 높다.

세계적 물류기업의 유치 또한 발벗고 나서지 않으면 안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