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탁금·대차거래 잔고 증가는 경계해야"

글로벌 증시가 벌겋게 달아오르고 있다. 코스피 지수도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진군을 계속하고 있다.

5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 우위로 돌아섰지만 이번엔 기관이 바통을 이어받아 '사자'에 나서며 탄탄한 수급을 뒷받침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정도를 알 수 있는 고객 예탁금도 무서운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올초 8조원 정도에 불과했던 고객 예탁금은 4월 현재 11조원을 넘어 3조원 가량 증가했다.

고객 예탁금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시장에 대한 기대심리가 매우 강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 하지만 증가 속도나 기울기가 너무 가파르다는 점은 경계 대상이다.

대투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8일 "수급이 강하고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고 있어 추가 상승도 배제할 수 없지만 예탁금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 향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식을 빌려 거래하는 기관의 대차거래잔고 역시 올 3월을 기점으로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면서 "이는 기관들도 가파른 상승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닥의 경우 대차거래잔고 규모가 크진 않지만 연중 최고치에 육박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상대적인 변동성 등을 감안할 때 조정의 빌미가 생길 경우 속도와 폭이 가팔라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서 연구원은 "과거 경험상 대차거래잔고의 추세는 한달을 넘기지 못했다'면서 "최근 대차거래 잔고 증가세가 두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감소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이는 변동성 증가를 동반할 개연성이 크며, 대차거래잔고 감소가 조정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았음을 환기시켰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