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합병증 '30-30원칙'으로 막자 … 밥 30% 덜 먹고 매일 30분이상 걸어야

'당뇨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30년 전만 해도 100명 중 1명 꼴이었던 국내 성인 당뇨병 환자가 2003년 기준 전체 인구의 7.75%로 불어났다. 게다가 매년 기존환자의 10%에 달하는 신규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대한당뇨병학회는 이러한 상태로 나간다면 2010년에는 전 인구의 10%(490만명) 선으로 당뇨병 환자가 폭증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당뇨병 왜 증가하는가비만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경제적으로 풍요해지면서 식사량은 늘고 있으나 오히려 운동량은 줄어들어 체내에 남는 열량이 당뇨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열량이 고농도로 함축된 가공식품과 육류의 섭취는 크게 증가한 데 반해 승용차 엘리베이터 자동화기기 등의 보급이 확산되면서 운동할 여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이런 현상은 개발도상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관우 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어린 시절 가난하게 살다가 성장해 경제적으로 윤택해지면 열량섭취는 갑자기 늘어나는 반면 췌장이 이를 감당할 만큼 인슐린을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당뇨병에 걸리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민족적 특성도 당뇨병 발병 증가와 관련이 깊다.오랫동안 농경사회를 이뤄온 탓에 열량이 적정치 이하의 식사를 한 반면 상대적으로 육체 활동이 많았다.

이에 따라 우리 민족은 적은 인슐린으로 생활할 수 있을 만큼 인체가 적응돼 인슐린 분비량이 서구인의 2분의 1∼3분의 2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밖에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췌장기능이 떨어진 노인들의 비율이 늘어나는 점, 혈당상승을 유발하는 경쟁스트레스가 우리사회에서 늘고 있는 게 당뇨병 증가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당뇨병 진행 차단과 합병증 예방이 핵심

당뇨병은 혈관에 남아있는 과다 혈당이 혈관을 노화시키는 질환이다.

이를 방치하면 혈관은 병원체가 침입하기 쉽고 영양공급이 저하되며 노폐물이 잘 끼는 상태가 돼 각종 합병증이 유발된다.

당뇨병이 무서운 점은 합병증 때문이다.

혈관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합병증을 유발한다.

감각이 둔감해지거나 불쾌한 신경병증,실명의 위험을 부르는 망막증,발이 썩어 다리를 절단해야 하는 족부궤양,당뇨병성 만성 신부전,혈관에 노폐물이 끼고 좁아짐으로써 유발되는 동맥경화·고혈압·심근경색 등이 대표적이다.

당뇨대란을 막기 위해서는 합병증 예방과 함께 당뇨병과 정상의 중간단계인 '당뇨병 전단계'인 사람이 당뇨병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개인이나 국가가 관리에 나서는 게 중요하다.

당뇨병 전단계는 대부분 10년 내에 2형 당뇨병(인슐린 비의존형 당뇨병)으로 악화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겐 운동과 식사요법을 통한 예방이 더욱 중요하다.

◆식사·운동요법으로 비만부터 해소해야

몸에 적정량의 혈당이 유지되도록 운동요법과 식사요법으로 관리하는 게 당뇨병 치료의 요체다.

특히 당뇨환자는 비만 고지혈증 동맥경화 협심증 고혈압 등을 동반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요법을 통해 체중 혈당 혈압 혈중지질 등을 동시에 조절해야 한다.

식사요법은 보통 하루 1500∼1600㎉를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보통 사람보다 20∼30% 적은 열량이다.

식단구성은 당질 70%,단백질 15∼20%,지방질 10∼15%가 이상적이다.

음식을 3끼 식사와 2∼3번의 간식으로 나눠 조금씩 먹는 게 중요하다.

혈당의 변동 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은 탄수화물 섭취량이 많거나 탄수화물의 지방질·단백질 대비 섭취비중이 높아서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높고 이로 인해 비만 동맥경화 당뇨병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배가 별로 나오지 않았는데 중심성 비만(배꼽위만 볼록하게 나오는 비만)이 나타났다면 대개 고중성지방혈증이다.

총 식사량 중 탄수화물 섭취비중을 낮추고 술을 줄여야 한다.

또 한 영양소만 편중돼 있는 고당질 고단백 고콜레스테롤 음식을 삼가야 한다.

우유나 과일은 식간에 먹는 게 바람직하다.

운동요법은 하루에 300㎉를 운동으로 태우는 게 권장된다.

송영득 연세대 의대 교수는 "당뇨병 환자는 운동하는 동안 인슐린에 의존하지 않고서도 혈당이 줄어들기 때문에 당뇨병의 진행이 멈춘다고 생각하면 된다"며 "가장 좋은 운동은 장시간 지구력을 키우는 운동"이라고 밝혔다. 그는 전력질주보다는 산책을 오래하는 것이 좋으며 아령과 역기보다는 러닝머신이나 자전거타기를 숨이 약간 차거나 땀이 조금 나는 상태로 최소 10분 이상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걷기를 한다면 한 번에 30분 정도는 걸어야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