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혁신] 한국석유공사‥계약상담도 온라인으로 진행

한국석유공사(사장 황두열)는 다른 공기업과 마찬가지로 '혁신'을 핵심 경영과제로 추진 중이다.

하지만 석유공사가 말하는 혁신의 의미는 다른 공기업과 차이가 있다.가장 두드러진 것은 혁신을 추진하는 이유다.

석유공사는 한마디로 "수익을 더 많이 내기 위해"라고 강조한다.

민간기업 최고경영자 출신인 황두열 사장의 "공기업이든 민간기업이든 사업하는 회사는 성과로 말해야 한다"는 지론에 따른 것이다.황 사장은 "수익을 늘리는 것은 글로벌 메이저 회사가 되기 위해서"이며, "글로벌 메이저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석유공사가 자원 빈국인 한국의 자원 개발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단순·명료하게 방향을 제시했다.

황 사장은 2005년 11월 취임 후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골자는 지원부서 축소와 사업부서의 확대. 본부 내 관리 및 후선을 담당하는 팀 가운데 중복·유사업무가 많다는 판단 아래 통폐합을 실시, 102개 팀을 85개로 줄였다.대신 해외 사무소는 기존 9개에서 13개로 확대했다.

돈을 벌어들이는 곳이 해외인 만큼 그곳에 조직과 인원을 늘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는 설명이다.

새로 생긴 해외 사무소는 예멘 나이지리아 캐나다 서캄차카(러시아) 등이다.석유공사가 2000년대 들어 유전을 확보하고 석유를 생산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나이지리아에서는 해상 유전광구 두 곳에 참여 중인데, 매장량이 20억배럴로 추정되고 있다.

석유공사를 중심으로 한 한국 컨소시엄의 지분율이 60%에 이르는 만큼 생산이 시작되면 12억배럴이 한국 몫이 된다.

서캄차카의 경우도 매장량이 30억배럴을 웃돌 것이란 분석이다.

황 사장이 경영혁신에서 중시하는 또다른 분야는 기술인력 양성이다.

통상 유전 개발의 성공률은 10∼20% 수준인데, 성공률을 5%포인트만 높여도 나중에 맛볼 수 있는 이익이 배 가까이로 늘어나게 된다.

황 사장은 공기업 특유의 느린 일처리를 민간기업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애쓰고 있다.

일단 5단계에 이르던 결재 라인을 3단계로 줄였다.

그는 이것도 더 줄일 수 있는지 연구 중이다.

민간기업에선 실무자가 기안한 내용을 결재권자가 검토, 즉석에서 100억∼200억원의 예산을 배정하곤 하는데 이를 공기업에도 도입할 수 있는지 보고 있다는 얘기다.

석유공사는 고객과의 관계를 새롭게 설정 중이다.

독점적 지위가 가져다 주는 '갑'의 즐거움을 포기하고 공연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여지를 줄이고 있다.

전자수의계약제를 만들어 계약 관련 사항을 인터넷으로 공시하고, 계약 상담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있다.

공사의 기초금액도 공개함으로써 맞춤형 계약이 가능토록 바꿔가고 있다.이 외에 △윤리경영 마스터플랜 △임원의 직무청렴계약 체결 △건설공사 청렴 이행 △독거노인 집수리 △자매결연 농촌마을 일손돕기 등 투명경영과 사회공헌 활동도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