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연합군 출범(종합)

LG-삼성,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연합군 출범(종합)
IT업계의 라이벌 삼성과 LG가 디스플레이부문에서 손을 잡는다.

산업자원부는 14일 삼성전자, LG필립스LCD, LG전자, 삼성SDI 등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4사가 특허협력, 협력업체들의 수직계열화 타파, 공동 연구개발(R&D) 등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14일 열린 한국 디스플레이산업협회 창립총회에서 삼성전자 이상완사장, LG필립스LCD 권영수사장, 삼성SDI 김순택사장, LG전자 강신익 부사장 등 업계대표는 김영주 산업자원부 장관과 함께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디스플레이 상생협력 결의문」을 채택했다.

「8대 상생협력」과제를 통해 디스플레이 분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발전전략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합의는 전 세계 디스플레이 업계에서 최근 일본의 기술력 및 브랜드와 대만의 생산능력이 결합되는 ‘日-灣 밀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산자부는 설명했다. 삼성과 LG 등 패널 4사는 해외 기업들과는 활발했으나 상대적으로 국내 기업들간에는 미진했던 특허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외국기업의 특허 공세에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6월 중 ‘특허 협의체’를 설치해 특허협력 기본전략을 수립하고, 우선적으로 국가 R&D 사업에서 발생한 특허에 대해서 기업간 공유를 추진키로 했다.

또한 TV생산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에서 상대방 계열사의 패널을 구매하지 않던 관행을 버리고 ‘패널 상호구매’에도 합의했다. 산자부는 이를 통해 TV생산업체는 물류비 절감을, 패널업체는 시장수요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TV생산업체와 패널업체는 6월까지 상호 교차구매가 가능한 패널 종류에 대한 검토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경쟁사 패널 상호 구매를 본격 시행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250여 디스플레이 장비, 재료업체들이 삼성계열과 LG계열로 나뉘어있던 관행도 타파하기로 했다.

산자부에 따르면 LG와 삼성에 동시 납품하는 회사는 20여개에 불과한 상황.이를 대기업 주도로 타파함으로써 대기업은 원가 절감, 중소기업은 시장확대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패널 4사는 수직계열화 근거인 ‘JDP 판매제한 규정’ 완화 및 상호 교차구매 가능 품목에 대한 검토를 거쳐, 금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수직계열 관행을 시정하기로 했다.

JDP(Joint Development Project) 관련 규정이란 대기업-중소기업이 공동 개발한 장비 및 재료는 통상 3년간 타 대기업에 판매를 금지한다는 것이다.

삼성과 LG는 패널 원가의 60~70%를 차지하는 장비와 재료의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평가지원사업’을 확대 시행키로 했다.

산자부는 현재 디스플레이 장비와 재료의 국산화율은 부분품, 원재료까지 포함하면 20~30%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또한 올 하반기부터 삼성, LG와 중소기업 간 공동 R&D도 진행하기로 했다.

신기술 분야 R&D 성과 확산과 연구비용 절감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LCD 광학소재, OLED 발광소재 등 산업전반의 파급효과가 크지만 장기적이고 대규모의 개발 투자가 불가피한 원천 소재개발 분야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공동 R&D는 산자부와 업계 공동으로 금년 8월 구성되는 ‘전략기술위원회’에서 과제를 선정, 금년 하반기부터 시행되는 디스플레이 전략기술개발사업에서 본격화된다고 산자부는 밝혔다.

이외에도 패널크기, 장비, 재료 등에 대한 표준화, 중장기 산업발전 로드맵 마련 등을 통해 패널업체 원가절감 및 장비 재료분야 후방산업 육성에도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 앞서 디스플레이 업계는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창립총회를 개최하고, 초대 회장으로 삼성전자 이상완 사장을 선임했다.디스플레이산업협회는 기존 ‘한국디스플레이장비재료산업협회’와 ‘한국디스플레이연구조합’을 흡수 통합, 약 250여개 업계가 참여했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