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아! 1m 퍼트 때문에" ... 미켈롭울트라오픈 아쉬운 2위

버디 퍼트를 놓친 뒤 채 1m도 안 되는 파 퍼트 거리.마크를 할 것인가,그냥 칠 것인가.

이지영(22·하이마트)은 연장접전을 펼치고 있는 결정적인 순간에 마크를 하지 않은 채 파 퍼트를 시도하다 어이없이 실패하고 말았다.2005년 미국 LPGA투어 CJ나인브릿지클래식 우승 이후 2년 만에 찾아온 우승 기회를 사소한 실수로 날려버리며 눈물을 쏟아야만 했다.

특히 이번 대회 미켈롭울트라오픈(총상금 220만달러)은 올 시즌 30여개의 대회 가운데 5번째로 우승상금(33만달러)이 많은 '메이저급 대회'여서 아쉬움이 더욱 컸다.

평소 성격이 급하기로 소문난 이지영으로서는 '골프에서 성급함은 언젠가는 화를 부른다'는 '금언'을 다시 되새기게 했다.이지영은 14일(한국시간) 미 버지니아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골프장 리버코스(파71·631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1오버파 72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74타로 수잔 페테르센(노르웨이)과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홀 연장전을 파로 비긴 이지영은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연장 세 번째 홀에서 3.6m 버디 기회를 잡았다.

페테르센은 그린 언저리에서 볼을 홀 근처로 보내놓고 마크를 한 상황.이지영의 퍼트는 약간 강하게 맞은 듯 홀을 1m가량 지나쳤다.

여기서 마크를 하고 퍼트 라인도 체크하는 등 숨을 골랐어야 했다.

그러나 이지영은 바로 '홀아웃'을 시도했고 파 퍼트는 홀을 외면했다.페테르센은 50cm 파퍼트를 성공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지영은 경기 후 "성격이 급해 항상 조급하게 플레이하는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다음번에 같은 상황이 오면 더 침착하게 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80야드를 넘나들며 투어 내 최장타자로 통하는 이지영은 지난 2월 필즈오픈에 이어 시즌 두 번째 2위를 차지,앞으로 '멘탈'만 보완하면 정상급 선수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이지영은 2위 상금 19만9978달러를 보태 상금랭킹 5위로 올라섰다.

유럽투어에서 뛰다 2003년 투어에 들어온 페테르센은 올해 두 차례나 최종라운드에서 역전패한 아쉬움을 씻어내며 82번째 대회 만에 첫승을 따냈다.이지영에게 1타 뒤진 2위로 동반 플레이를 펼친 이정연(28)은 3오버파 74타로 부진,합계 7언더파 277타로 3위를 기록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