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이 웬 연극공부 ... 공판주의 앞두고 '호소력' 있게 말하기 연습 한창

"몇 발자국 걷다가 뒤돌아보며 냉정한 어조로 '맞습니까'하고 말하는 것과 다그치듯 쫓아가며 '맞죠 맞죠' 하는 것은 상대방이 받아들이는 느낌이 크게 다릅니다."

최근 법무연수원에서 열린 '공판기법 강화 세미나'에서 이영란 경희대 연극영화과 교수는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방법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연극의 주인공들이 관객들의 시선을 끌어당기는 기법이 강연의 주된 내용이었다.

공판 중심주의와 국민참여 재판 등 재판 과정의 대변혁을 맞아 검사들이 연극 배우기에 나섰다.

이영란 교수 등 연극인을 강사로 초청해 표정과 호흡,대사 기법 등을 교육받는 것.대검은 지난주부터 2박3일 일정을 마련해 전국 모든 검사들이 순차적으로 '재판 실무교육'을 받도록 하고 있다.최근 사법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검사들은 일반 국민인 배심원을 상대로 법정에서 구술 변론을 통해 범죄 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됐다.

피고인의 범죄 행위를 논리적으로 알려 배심원들의 올바른 판단을 유도해야 하는 것.때문에 증거를 찾아내기보다는 이를 설득력 있게 설명하는 능력이 앞으로 더 중요해진다는 지적도 있다.

대검은 이에 따라 증인심문 기법과 의견진술 기법,연극 기법 등을 활용해 검사들에게 '말하기' 교육을 시키고 있다.교육의 압권은 마지막 날 열리는 모의 재판.실제 일반인이 배심원으로 참여하는 모의 재판에서 검사들은 연극 기법 등을 활용해 사기 등 형사 사건의 혐의를 입증하는 한 편의 드라마를 펼쳐야 한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