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생각나는 선생님

맹자(孟子)가 꼽은 교육법은 다섯 가지다.

'제때 내리는 비가 초목을 절로 자라게 하듯 스스로 성장하게 하는 것(時雨化之), 덕을 이루게 하는 것(成德), 재능을 발달시키는 것(達才), 물음에 답하는 것(答問), 혼자 덕을 닦도록 하는 것(私淑)' 등이다.사람의 본성은 착하다고 믿었던 학자의 발상이다.

'스승의 날'이 되면 생각나는 선생님 여섯 분이 있다.

학창 시절 스승 네 분과 학부모로 만났던 두 분이다.직접적인 스승은 초등학교 5∼6학년 때 담임과 중학교 때 문법선생님 및 고 1 때 담임과 대학 은사인 장명욱 교수님이고,학부모로 만났던 분은 작은 아이 초등학교 3학년과 고 1 때 담임선생님이다.

초등학교 때 담임은 무서웠다.

중학교 입시 경쟁이 치열하던 시절 선생님은 아이들 성적관리를 위해 매를 들었다.그러나 반드시 정해진 회초리를 썼고 누구도 봐주는 법 없이 공정했다.

중학교 때 문법선생님은 이희승 선생님의 제자라는 자부심이 대단했는데 얼마나 열심이었는지 지금까지 국어 문법에 관해 큰소리치게 된 건 선생님 덕분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담임은 남몰래 장학금을 받게 해줬고,대학시절 장명욱 교수님은 늦게 입학한 데다 학비가 없어 쩔쩔 매는 제자에게 관심을 기울였다.작은 애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아이들의 개인기를 키워주려 방학 중에도 출근했고,고 1 때 담임은 매사를 학생들 입장에서 처리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면 가장 좋은 선생님은 실력있고 열성적이면서 따뜻한 선생님,가장 싫은 건 차별하고 부족한 실력을 윽박지르기로 무마하려는 선생님이다.

사명감 투철한 선생님은 당시엔 싫어도 두고두고 고맙고,학생의 처지를 이해하고 감싸안는 선생님은 비뚤어진 마음도 바로잡게 해준다.

'여왕의 교실'이란 일본드라마의 주인공 마야 선생은 "왜 그렇게 열심히 하느냐"라는 동료교사의 물음에 답한다.

"교육은 기적을 일으키니까요.아이들은 크는 동안 예상한 것 이상의 기적을 일으켜요." 이땅 곳곳에서 오늘도 교육의 기적을 믿으면서 제자들에게 정성을 기울이는 선생님들께 힘찬 박수를 보낸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