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률협회 21년 이끈 송인상 회장, 일선에서 물러나 명예회장으로

'한국 경제계의 산증인','재계의 대표 원로'로 불리는 송인상 한국능률협회(KMA) 회장(93)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1949년 재무부 관료를 시작으로 효성 등 민간 기업을 두루 거치며 재계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지 58년 만의 일이다.한국능률협회는 최근 열린 정기총회에서 700여 회원사 대표들의 만장일치로 송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오는 3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공식 추대식을 갖는다고 14일 밝혔다.

송 회장은 재계 원로 중 최연장자급이자 관계와 민간 기업을 두루 거친 한국 경제의 산증인이다.

이승만 대통령 시절인 1949년 재무부 이재국장으로 관료생활을 시작해 한국은행 부총재,재무부 장관,한국수출입은행장 등 굵직한 요직을 역임했다.그는 재무부와 한국은행에 근무할 당시 경제 안정을 위한 15개 원칙을 관철시키는 등 한국 경제의 성장 기틀을 다지는 역할을 했다.

공직 시절 그는 부지런하기로 정평이 났다.

당시 관가에서는 '부지런하기로는 재무부에서 송인상,외무부에서는 최규하(전 대통령,당시 외무부 과장)를 따를 이가 없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민간 기업 분야에서의 활동도 왕성했다.

관료 생활 30년째를 맞은 1977년,그는 사단법인 한미협회 회장을 맡아 양국 간 우호 증진에 힘썼으며 이후 민간 기업으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또 1980년 효성그룹 계열사였던 동양나이론(현 효성T&C) 회장직을 맡아 민간 기업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했으며 이듬 해인 1981년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을 맡아 재계 원로의 역할도 수행했다.특히 송 회장은 1986년 3년 임기의 한국능률협회 KMA 회장직을 수락한 뒤 무려 일곱 차례의 연임을 통해 21년간 능률협회를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경영혁신 교육기관으로 성장시켰다.

송 회장은 아흔이 넘은 최근까지도 효성그룹 고문과 전경련 원로자문단 멤버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송 회장의 건강 비결은 매주 한 번씩 재계 원로들과 골프를 하는 것이다.

가족은 부인 최연순 여사와의 사이에 1남 4녀를 두고 있다.조석래 전경련 회장이 사위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