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의 세상 사는 이야기] 김정만 LS산전 부회장‥수첩 열면 多 나와

김 부회장은 소문난 메모광이다.

주로 기자수첩을 이용한다.일을 꼼꼼하게 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이제는 몸에 배었다.

처음엔 업무에 관한 메모를 주로 했다.

크게는 해외사업,국내사업으로 분류한 뒤 확인사항,지시사항,신규지시,아이디어로 항목을 나눠서 적고 있다.이 습관은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회의 스타일 때문에 생겼다고 한다.

"구본무 회장님이 정말 좋으셨지.CFO(최고재무책임자)는 모든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하셨어요.

그게 저한테는 기회였습니다.회의에 들어가서 보고 들은 걸 깨알같이 적어와 정리를 하곤 했는데 그때 정말 많이 배웠어요."

회사 직원들에게도 자신의 메모 스타일을 권하고 있다.

그 덕에 대부분의 LS산전 직원은 김 부회장이 만들어 놓은 일일 메모첩을 지니고 다닌다.새벽 4시에 일어나 집 근처 초등학교를 한 바퀴 뛰고 돌아오면 오전 6시.과일과 고구마로 아침식사를 마친 뒤 8시10분이면 회사에 나와 신문을 보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메모장.요즘은 신문과 인터넷에 나온 유머와 와인,음식 관련 정보까지 속속들이 적어놓는다.

여태까지 사용한 메모장은 열댓권이 넘는다.

"집이나 사무실에서 한국경제신문은 꼭 챙겨 봅니다.

회사일에만 집중하다 보니 재테크는 아내가 맡아서 하는데,경제신문을 챙겨보면서 투자처를 찾더라고요."

'미치지 않으면 이르지 못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불광불급(不狂不及)이라는 말을 가장 좋아한다.

이 때문에 골프도 독하게 했다."연습을 많이 할 때는 하루에 1000개도 쳤다"는 김 부회장은 "LG화학에 있을 때는 LPGA투어에 출전하는 여자 선수들처럼 허리가 나긋나긋해질 정도로 연습을 했다"며 웃었다.

그때 싱글 골퍼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