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장에서 먼저 뜬 스타작가 김동유씨 사비나미술관서 개인전

팝아트 작가 김동유씨(42)의 개인전이 30일부터 6월30일까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린다.

김씨는 팝아트 기법으로 유명 정치인이나 스타들의 얼굴을 그리는 작가.지난해 5월 홍콩 크리스티에서 그의 작품 '마릴린 먼로·마오쩌둥'이 추정가의 25배 이상인 3억2000만원에 낙찰돼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또 지난 27일 경매에서도 비슷한 크기 작품 '마오쩌둥·덩샤오핑'이 2억3700만원에 팔려 눈길을 끌었다.

'얼굴(The Face)'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박정희와 김일성''이승만과 김구' 등 초기작부터 '적색 마릴린''케네디' 등 근작까지 30여점을 보여준다.그는 서로 다른 두 명의 얼굴을 오버랩시켜 하나의 거대한 '담론'을 만들어냄으로써 기묘한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군사독재와 민주화 운동,외환위기 등 지나온 삶의 아련한 향수를 '얼굴'로 풀어냈기 때문이다.

그는 박정희 김일성 케네디 등 유명인의 이미지를 통해 권력과 명성의 허무함,흥망성쇠를 이야기한다.이들 유명인의 얼굴을 소재로 한 것은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강렬한 시대적 연상작용과 에너지의 파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김씨는 "작품 한 점을 완성하는 데 보통 1~2개월 걸리는 데다 크리스티경매에서 스타가 된 후 수요층이 넓어져 2~3년간의 작업 주문이 밀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작품 가격이 1년 사이 세 배 이상 오른 점당 2000만~3000만원인데도 불구하고 컬렉터들이 직접 찾아와 작품을 주문한다"며 "모처럼 미술시장의 호황을 실감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은 "김동유는 화법이나 시대적 감흥에서 앤디 워홀의 팝아트와 다른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해가고 있는 작가"라고 평했다.(02)736-4371)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