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장관급회담 첫날 北태도 '냉랭' …쌀 지원 유보때문인 듯

제21차 남북 장관급회담이 29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나흘간 일정으로 개막됐다.

권호웅 내각책임 참사를 단장으로 한 북측 대표단은 이날 오후 4시10분 서해 직항로를 통해 인천공항에 도착했다.이어 7시 숙소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남측 단장인 이재정 통일부 장관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했다.

대북 쌀 지원이 유보된 가운데 열린 회담인 탓인지 북측의 첫날 태도는 대체로 냉랭했다.

이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남북은 지난 17일 분단의 철조망을 뚫고 달리는 철마의 모습을 지켜봤다"면서 "그동안 남북 간에 합의한 사항들을 하나하나 실천해 나간다면 한반도는 평화의 땅으로서 우리 민족과 세계에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권 책임 참사는 이에 "6·15 남북 공동 선언 발표 7돌을 앞둔 뜻 깊은 시기"라면서 "우리 민족 내부 문제는 어디까지나 우리 민족끼리 협의하고 민족 공동의 이익과 요구에 맞게 풀어나가야 한다"고 화답했다.

남북은 30일 전체회의를 열어 기본 입장을 확인한 뒤 군사적 긴장 완화 등 한반도 평화 정착,개성공단·남북경협 활성화,경의선·동해선 단계적 개통 방안 등을 주요 의제로 실무회의와 대표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북측이 이 과정에서 당초 이달 말로 예정됐던 대북 쌀 차관(40만t) 제공이 지연된다는 점을 항의할지 주목된다.앞서 이 장관은 "우리가 안 준다,못 준다는 게 아니라 단지 지연되고 있는 문제"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지난 25일 차관 계약서를 한국수출입은행과 조선무역은행이 교환하는 등 절차는 끝났다"면서 "다만 북측의 2·13합의 이행뿐 아니라 한반도 평화와 관련한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1항차 선적 시기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