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株 부진해도 ETF는 '훨훨'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는 연일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섹터ETF(업종 상장지수펀드)는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코덱스(KODEX) 반도체의 지난 1월말 이후 상승률은 32%에 달하고 있다.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반도체 업종 ETF인 타이거(TIGER) 반도체와 우리CS자산운용의 코세프(KOSEF) IT도 각각 36%와 10.9%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주가가 각각 10% 넘게 떨어진 것과 대조적이다.

반도체주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이들 반도체 ETF의 수익률이 높은 이유는 이들 펀드가 주로 삼성테크윈과 서울반도체 등이 포함된 KRX반도체 지수를 추종하기 때문. 삼성테크윈과 서울반도체, 테크노세미켐, 주성엔지니어 등 구성 종목들이 꾸준한 상승 흐름을 타면서 KRX반도체 지수는 2월1일 883포인트를 저점으로 지난 29일 1215포인트까지 37.6% 상승했다.

코덱스 반도체 ETF를 운용하는 삼성투신운용은 "삼성테크윈의 경우 주가가 꾸준히 상승하면서 현재 지수내 비중이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투신운용에 따르면 현재 KRX반도체 지수내 삼성테크윈의 비중은 약 28%로 삼성전자(18%)와 하이닉스(13.6%)보다 높다. 서울반도체의 비중은 12% 가량. 이 운용사 사봉화 과장은 "업종 ETF는 개별 종목보다 업종 전체에 대한 전망을 갖고 접근하는 투자자들이 많기 때문에 개별 종목과는 차별화된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ETF의 경우 유동성 공급이 꾸준히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거래량이 크게 많지 않아 투자시 유의 사항으로 꼽힌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