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빅2 '대운하 공방'] 朴 "콘텐츠 없다" 李 "청계천때도 딴죽"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둘러싼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간 공방전이 연일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29일 토론회에서 날선 논쟁을 벌인 데 이어 30일엔 박 전 대표 측 핵심참모들이 나서서 이 전 시장의 전날 발언을 하나하나 꼬집으며 공개질의를 한 것.이 전 시장 측도 "한반도 대운하 공약에 관해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며 전방위 방어전에 돌입했다.박 전 대표 측 유승민·이혜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명박 전 시장의 문제발언에 대한 공개질의:콘텐츠 없는 경제대통령'이라는 제목의 공개질의서를 발표했다.

두 의원은 "어제 토론회에서 이 전 시장은 경제정책에 대해 아무런 콘텐츠도 없고 '경부운하','신혼부부 집 한 채' 등 자신의 핵심공약조차도 구호만 있고 콘텐츠가 없음을 보여줬다"며 "여론조사 지지도 1위의 신기루 위에 허황된 공약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던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이 전 시장의 전날 발언과 관련,"'물류의 목적은 전체 목적의 20% 밖에 안된다'고 한 것은 명백한 말바꾸기다.이제는 물류운하를 관광운하로 둔갑시키고 있다","'경인운하는 육지를 뚫는 것이지만 한반도 대운하는 있는 강을 연결만 하는 것이다'고 한 것은 사실왜곡이다" 등 6개항에 대해 이 전 시장의 공개해명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은 이날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 참석한 자리에서 "환경이 오염된다,물이 나빠진다 하는 공격이나 비판은 (하기)쉽다"며 "청계천 때도 같은 경험을 했다.

그렇지 않다는 걸 전문적으로 설명해줘야 하는데 토론회를 통해 알리긴 힘들다"고 말했다.'대운하 반대론은 깊은 고민이나 분석을 해보지 않은 사람들의 주장'이라는 뉘앙스였다.

이 전 시장 측 박형준 대변인도 공개질의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한반도 대운하는 식수원 계획을 별도로 잡고 있다"며 "수질문제도 오염원을 차단하고 강 바닥의 쓰레기를 제거하기 때문에 오히려 획기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또 "대운하는 내륙 개발,환경 개선,산업벨트 조성 등 복합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에 물류개선 효과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며 "(박 전대표) 캠프에 소속된 의원들이 정확하게 파악하지도 않고 말꼬리를 잡아 비방하는 것은 바람직한 경선 문화를 만드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