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온실가스 감축으로 입장 선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지구 온난화 방지에 미온적이던 그간의 입장을 바꿔 주요 15개국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장기 전략에 합의할 것을 제안했다.

한국도 여기에 포함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주요 당사국으로 부상했다.부시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한 연설에서 "2008년 말까지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장기적 목표에 합의했으면 한다"며 "이를 위해 G8(선진 7개국 및 러시아)과 중국 인도를 포함한 주요 15개국이 올해 안에 회의를 갖자"고 제안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와 관련,"15개국엔 부시 대통령이 직접 언급한 10개국과 한국 브라질 호주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시 대통령의 제안이 받아들여질 경우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지지 않았던 우리나라도 의무 감축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 불가피하다.한국은 온실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 세계 10위(전체 배출량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돼 교토의정서 등에서는 의무 감축 대상이 아니었다.

의무 감축 대상이 되면 매년 일정비율씩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사회·경제적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부시 대통령은 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환경 관련 기술을 국가 간에 거래할 경우 관세를 인하하고 에너지 효율화 기술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은 교토의정서에 불참하는 등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을 외면해온 이전 모습과 전혀 다른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다음 주 독일에서 열리는 G8 정상회담에 적극 대응하자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뉴욕=하영춘 특파원/김동욱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