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 5.5세대 라인 투자 철회 결정… LG필립스 '藥'ㆍ장비社엔 악재

LG필립스LCD의 5.5세대 라인 투자 철회 결정이 LCD(액정표시장치) 업계의 희비를 가르고 있다.

LG필립스LCD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쏟아지는 반면 장비업체들의 경우 수주 축소에 따른 단기적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LG필립스LCD에는 '약'

증권사들은 4일 LG필립스LCD가 파주 LCD단지에 조성할 계획이던 5.5세대 라인의 투자철회 결정을 일제히 반겼다.

LG필립스LCD는 와이드 및 대형 모니터 전용 패널 생산을 위한 5500억원 규모의 5.5세대 전용라인을 구축할 계획이었으나 지난 주말 공시를 통해 철회하겠다고 발표했다.이가근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5.5세대가 당초대로 투자가 집행돼 2008년 1분기부터 가동에 들어갈 경우 안정화돼 가는 IT(정보기술)용 패널 수급에 악영향을 미칠 상황이었다"며 "이번 철회 결정은 수익성과 시장의 수급을 고려한 적절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15.4인치 노트북PC용 LCD패널 가격은 이달 들어 3월 저점 대비 20% 급등했으며 17인치와 19인치도 각각 14%,12% 오르는 등 패널가격이 강세로 전환하면서 LG필립스LCD의 2분기 흑자전환 가능성도 한층 커지고 있다.

이번 5.5세대 투자철회가 LG필립스LCD의 패널 전략이 대형화로 옮겨가는 신호탄이란 분석도 나왔다.◆장비·부품업체는 '울상'

반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장비업체들에는 악재다.

특히 LG필립스LCD 의존도가 높은 업체일수록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투자 규모가 5500억원으로 정상 라인에 비해 작지만 통상 장비업체는 발주에 앞서 데모 장비를 만들어 시험운영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손실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2분기부터 일부 장비업체의 성장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강정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5.5세대 장비를 위해 투입한 개발비 회수가 사실상 어려워져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08년 이후 8세대 투자를 의욕적으로 집행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단기 악재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중장기적 성장성과 수익성이 우수한 부품 및 장비업체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에이스디지텍 네패스 등 핵심부품 업체나 해외 비중이 높은 업체에 대한 선별적 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