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불쏘시개 아닌 한나라 대안" ‥ 운하ㆍ열차페리 동시비판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 뒤늦게 뛰어든 홍준표 의원은 의욕에 차 있었다.

지난달 27일 경선출마 선언 때 한반도 대운하를 맹비난하면서 논쟁을 재확산시킨 데 일조했기 때문만은 아니었다.대선 주자 간 첫 정책토론회(5월29일)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공세를 퍼부으며 흥행 '불쏘시개'역할을 했다는 평가와 함께 출마 1주일 만에 3.8%의 지지율을 얻은 데 대해 고무적인 표정이었다.

오는 8일 예정된 교육·복지 관련 2차 토론회에 대비해 '칼'을 갈고 있는 홍 의원은 4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경선출마는 '즉흥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선을 위해 5개월간 준비해 왔으나 이 전 시장과의 친분 때문에 출마 여부를 놓고 망설였다"고 했다.그러면서 한반도대운하를 다시 한번 비판했다.

그는 "1978년 당시 오원철 경제수석이 경부운하 타당성을 조사토록 한 바 있는데,환경 파괴 문제뿐만 아니라 BC(비용·수익분석.1이 넘어야 경제성 있음)계수가 0.4밖에 안돼 폐기했다"고 잘라 말했다.

박 전 대표의 열차페리 공약,노무현 대통령의 발언 등에 대한 비판도 빼놓지 않았다.그는 "중국과 러시아가 경쟁적으로 유치하려고 하는 중국횡단철도(TCR)·시베리아횡단철도(TSR)가 성사되면 열차페리는 '은하철도 999'같은 발상이 될 것,소용 없다"고 평가 절하했다.

박 전 대표의 감세 정책과 관련,"한나라당이 기존에 추진해오던 것으로 새로운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에 대해선 "'노무현 친위정당'의 비참한 말로를 주제로 한 비극이 현재 공연 중"이라며 "온갖 묘수를 부려도 반전되지 않는다"고 일침을 놨다.홍 의원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대지임대부분양특별법(반값 아파트법안)이 '좌파 정책'으로 불리는 데 대해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그는 "노태우 전 대통령은 토지소유상한제를 실시했다"며 "땅에 몰려 있는 500조원을 산업자금으로 가도록 해야 한다.

이걸 두고 좌파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번 경선에서 단지 '불쏘시개'역할에 그치지 않고 이-박 양강 구도를 비집고 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이달 내 지지율 5%,다음 달 10%를 넘을 것"이라고 의욕을 보였다.그는 "검증 과정에서 양강이 엄청 상처를 입을 수 있다"며 "'불쏘시개'도 좋지만,홍준표도 대안으로 등장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명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