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으로 떠나는 기발한 생각여행 ‥ 성석제 산문집 '이야기 박물지' 출간

'박물지(博物誌)'는 국어사전에 '77년께 로마 시대의 박물학자 플리니우스가 완성한 책으로 당시의 자연에 관한 지식을 집대성해 중세 유럽에서 모든 지식의 원천으로 존중됐다'고 나와 있다.

소설가 성석제씨(47)가 이번에 출간한 산문집 '성석제의 이야기 박물지'(하늘연못)는 세상만사에 관한 '지식의 창고'는 아니지만 인간 성석제의 '기발한 생각 창고' 쯤은 될 수 있을 것 같다.소설에 다 담지 못한 재미있는 발상과 이에 관련된 128가지 이야기를 한 꼭지에 세쪽 이하 분량으로 쓴 것.진정한 단상(斷想)인 셈이다.

'세계 최고의 이빨꾼'에서는 이빨의 길이가 2.5~2.9m에 이르는 긴일각 고래를 소개하면서 속어인 '이빨 깐다''구라''뻥'의 의미를 되새겨 보는가 하면,'관점에 따라 다르다'에서는 측정 방법에 따라 에베레스트산과 히말라야산이 번갈아 가며 세계에서 가장 높은 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함께 볼 수 있다.'나도 한 번은 일등을 했다'에서는 나를 비롯해 '내 옆사람'과 '옆의 옆사람' 모두 남자의 정자가 한 번은 일등을 했기 때문에 존재한 이들로 모두가 위대하다고 말한다.

성씨는 "이 이야기들이 돈을 벌거나 출세를 하게 하지는 못하지만 일상을 즐겁게 해줄 수 있고 삶을 맛있게 해주면 더욱 좋겠다"고 작가의 말에 썼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