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정상회담 개막‥지구온난화 '머리'는 맞댔지만…

미사일 방어ㆍ헤지펀드 규제도 주요 이슈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6일부터 사흘간 독일 북부의 발트해 연안 도시 하일리겐담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핵심 이슈인 지구 온난화 대책과 미사일방어(MD) 문제 등을 놓고 회원국 간에 한치의 양보 없는 격론이 예상된다. 시민단체들은 회담 시작 전부터 실질적인 온난화 대책과 양극화 해소를 요구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구체적 성과를 도출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에는 G8 회원국 외에도 중국 인도 브라질 남아공 멕시코 등 신흥경제국들이 옵서버(참관국) 형태로 초청됐으며,이집트 알제리 나이지리아 세네갈 가나 등 아프리카 국가들도 관련 분야에서 함께 논의한다.

◆기후 변화 및 온실가스 문제G8 순회 의장국으로 정상회담을 주관하고 있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지구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해 2050년까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의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온실가스 배출 허용 쿼터제(할당제)와 배출권 거래 시장 활성화 방안 등도 내세우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메르켈 총리의 제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하지만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온실가스 감축 쿼터제와 거래 시장 확대 등에 반발하고 있다.

대신 주요 15개 배출국들에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장기전략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유럽 국가들보다 온건한 방안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일 "중국은 2010년까지 9억5000만t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등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지만 강제적인 배출량 통제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밝혔다.러시아 역시 강제적인 온실가스 감축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동유럽 내 MD 추진

미국이 체코 폴란드 등지에 MD 기지 설치를 추진하고 있는 것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요 논쟁거리가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미국이 MD 체제 추진을 강행할 경우 러시아는 유럽을 겨냥해 미사일을 배치할 수 있다"며 "이는 핵전쟁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MD는 러시아가 아니라 북한 이란 등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란 미국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들 나라는 미국에까지 미사일 공격을 가할 능력이 없다"며 "존재하지도 않는 위협을 겨냥한 방어 체제를 구축하는 건 웃기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대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측은 "푸틴 대통령의 보복성 태도는 유럽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건설적인 대화를 촉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G8 정상회담을 전후해 체코 폴란드 등을 방문,미국의 MD 체제 추진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외교를 벌일 예정이다.

◆헤지펀드 규제

경제 분야에선 헤지펀드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헤지펀드 규제 강화를 주장하고 있는 독일은 헤지펀드 운용에 대한 감시·감독을 법제화하는 방안을 제의할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미국과 영국이 헤지펀드의 직접 규제에 반대하고 있어 회원국 간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