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우물을 찾아라] 대한전선‥호텔서 골프장까지…레저 강자로

무주리조트ㆍ쌍방울 인수… '태양광 발전'에도 도전

캐나다 밴쿠버에 있는 힐튼호텔이 대한전선 거라고? 전선업체가 힐튼호텔을 인수하다니 의심스럽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하지만 사실이다.

대한전선은 지난 3월 283개의 객실을 갖춘 밴쿠버 힐튼호텔을 사들였다.

연간 객실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이 호텔을 매입한 뒤 대한전선 임종욱 사장은 "수익이 나는 곳에는 대한전선이 있다"고 직원들에게 강조했다.국내 전선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며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하자 대한전선은 '마르지 않는 우물'을 찾기 시작했다.

진로 채권 투자를 통해 2005년 3000여억원의 돈을 거머쥐게 된 것도 대한전선의 사업다각화 활동에 기름을 부었다.

창업자인 고(故) 설원량 회장 시절부터 레저 사업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던 대한전선은 국내외 레저사업으로 눈을 돌렸다.가장 대표적인 사업이 무주리조트 개발 사업.대한전선은 덕유산 국립공원에 위치한 스키·골프 중심의 무주리조트를 2002년 인수했다.

필리핀 세부 지역에도 대한전선의 사업장이 마련돼 있다.

지난해 6월 합작 사업으로 리조트 사업에 진출한 대한전선은 국내 무주리조트와 연계한 호텔·골프장 등의 종합 휴양시설 서비스를 마련 중이다.속옷 회사로 한때 유명세를 탔던 '쌍방울'을 인수한 것은 2004년.당시 적자 상태였던 쌍방울을 인수한 대한전선은 구조조정을 통해 '트라이브랜즈'로 회사를 탈바꿈시켰다.

인수 후 7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보이고 있는 트라이브랜즈는 지난해 영업이익 59억원을 내는 알짜 회사로 변신했다.

호텔에서 골프장 사업까지 '투자'를 멈추지 않는 대한전선은 '태양광 발전'에도 도전했다.

2005년 12월 설립한 대한테크렌은 세계 최초로 일반 태양전지를 이용한 집광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개발했다.

최근 9배까지 빛을 모을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한 대한테크렌은 전라남도와 태양광 발전 사업을 위한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1단계 사업으로 강진군에 30MW급의 대규모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기로 했다.

본업인 전선 사업으로부터 분화된 사업이 효자 노릇을 하기도 한다.

2005년 4월 설립한 홈네트워크 전문업체인 대한위즈홈은 IP TV(인터넷 프로토콜 TV)용 내장형 칩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위즈홈은 지난해 10월 700억원에 달하는 2만5000여가구의 홈네트워킹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신축 아파트를 대상으로 홈네트워크 설치 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렌털 전문 기업인 한국렌탈은 전기와 유·무선 통신,화학 관련 정밀 측정 기기 등을 빌려주는 사업을 하고 있다.

2005년 11월 인수해 자본금 172억원,900억원대의 자산을 보유한 한국렌탈은 영업이익률이 30%에 육박하는 우량 기업이다.

주력 사업인 전선 부문은 아프리카 베트남 몽골 등의 해외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전선회사를 인수한 대한전선은 2000년 합작법인 M-TEC을 설립해 광통신 케이블과 전력 케이블을 인근 아프리카 국가에 수출하고 있다.

매년 20% 성장을 보이고 있는 남아공의 M-TEC은 지난해 매출 9200만달러,영업이익 330만달러를 기록했다.

2005년 11월 베트남 최대 통신케이블 회사와 합작해 만든 TSC사는 지난해 10월 통신케이블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해 현재 현지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연평균 8%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베트남 시장에서 TSC사를 베트남 최대의 전선회사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SK텔레콤과 함께 1999년 몽골에 진출한 대한전선은 몽골 Skytel사를 통해 이동전화 서비스 사업을 진행 중이다.대한전선은 몽골에 SkyNetworks사를 설립해 전선제품 수출과 함께 광통신망 설치·운영 사업을 병행하고 있다.

김현예 기자 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