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열린우리 비상대권 만료‥헤쳐모여냐… 임시전대냐…

열린우리당이 운명의 날을 맞았다.

14일은 지난 2월 당 전당대회가 범여권의 대통합을 위해 지도부에 부여한 한시적 비상대권이 만료되는 날이다.당초 약속했던 통합의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한 터다.

한 쪽에선 질서 있는 통합을 위한 임시전당대회가 추진되고 다른 한 쪽에선 집단탈당이 기정사실화되는 혼란스런 상황이다.

4분5열된 채 표류하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현주소다.대선 일정상 시간이 촉박한 만큼 결단을 마냥 늦출 수 없는 처지에 놓인 열린우리당이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임시전대냐,아니면 헤쳐모여냐'로 압축된다.

14일 지도부·중앙위원 연석회의가 어떤 결론을 내리느냐에 따라 열린우리당의 진로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연석회의에서 임시전대를 택한다면 지도부의 권한이 한 달 정도 연장되면서 질서 있는 통합노력이 계속된다.일부 탈당세력과 시민사회 주도의 신당이 만들어지면 전대를 통해 우리당의 해산을 결의하고 당이 통째로 신당과 합당하는 과정을 거치도록 한다는 게 지도부 구상이다.

친노세력을 포함한 당내 모든 세력이 함께하는 분열없는 통합이라는 점에서 노심(盧心·노무현 대통령 생각)과 일치하는 반면 간판만 바꿔단 '도로 열린우리당'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통합민주당은 물론 당내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 변수다.

통합민주당은 이미 친노세력과는 같이갈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고 당내 정대철 고문과 문학진 의원 그룹도 예정대로 탈당을 결행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열린우리당은 사라지지만 범여권의 분열은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연석회의에서 친노세력의 반대로 임시 전대 결의가 무산된다면 당은 총체적인 분열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중도파는 물론 지도부까지 대거 탈당대열에 합류할 개연성이 다분하다.

30∼40여명의 의원이 20일까지 탈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열린우리당은 친노세력 중심의 열린우리당과 비노 중심의 신당으로 양분되면서 제3지대 통합론에 한층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중도개혁통합신당이 통합일정을 당초 14일에서 20일로 늦춘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

양당 내부의 복잡한 사정에도 불구하고 소통합이 현실적으로 명분과 실익이 적다는 상황 인식에 따라 대통합으로 가기 위한 길을 열어놓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노 대통령의 잇단 공격을 받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합류가능성도 점쳐진다.손 전 지사는 14일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조찬회동을 가질 예정이어서 그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재창/강동균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