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뉴욕'의 CEO 블룸버그 시장…800만 시민은 그의 고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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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뉴욕'의 최고경영자(CEO)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그는 뉴욕을 하나의 거대한 기업으로 여긴다.
시청에서 일하는 직원이나 경찰관 환경미화원 등 공무원들은 그가 경영하는 주식회사 뉴욕의 뛰어난 인재들이고,800만명이 넘는 시민들은 그에게 소중한 고객이다.미국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단순한 정치 이전에 실용주의를 추구하며 공공 서비스의 새로운 모델을 창조하고 있는 CEO형 시장"이라며 종합 미디어그룹 총수에서 정치인으로 변신에 성공한 그의 스토리를 상세하게 소개했다.
성공의 관건은 기업인으로서 몸에 익힌 마케팅,데이터 분석,위험을 피하지 않는 과감한 결정,투명 행정 등.
그는 2001년 취임 직후 뉴욕 알리기에 대대적인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다. 전임 시장 시절보다 세 배 정도 많은 2200만달러를 책정하고 코카콜라와 월트디즈니의 마케팅을 담당했던 전문가 조지 퍼티타를 고용했다. 뉴욕의 관광자산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뉴욕 경제를 살리고 재정도 튼튼히 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전 세계 주요 도시 14곳에 뉴욕 홍보 사무실을 냈으며 곧 서울 도쿄 상하이에도 추가로 열 방침이다. 그런 노력으로 뉴욕 관광객은 2002년 3500만명에서 지난해 4400만명으로 늘었고,2015년에는 5000만명을 유치한다는 계획이다.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데이터분석 기법을 최대한 활용했다. 시민들의 민원을 받는 24시간 상담전화(311서비스)에 접수된 내용을 정밀 분석해 신속하게 해결했다. 서비스 인력을 370명으로 늘려 건물 안전검사 대기 시간을 40일에서 일주일로 줄이는 성과를 냈다.
위험을 피하지 않는 과감한 결정은 정치적 반발을 무릅쓰고 도심 식당이나 술집에서 금연을 밀어붙인 데서 잘 드러난다. 블룸버그 취임 당시 60억달러의 적자를 낼 정도로 시 재정이 좋지 않았지만 재정 건전화를 위해 시민 서비스를 줄이는 방안을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면서 전임 시장이 생각지도 않았던 재산세 인상(18.5%)으로 대응했다. 경기가 좋아지면서 주민들과 상인들의 세금을 13억달러 깎아줄 정도로 시 살림이 늘어났다.
나무로 된 두꺼운 시청 회의실 문을 투명한 유리문으로 전부 교체해 누구든지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하는 투명 행정에도 앞장섰다. 예산 보고 때도 CEO 스타일대로 보기 좋게 각종 차트와 표를 담아 보고하는 것은 물론이다.시사 주간지 타임은 "블룸버그 시장은 아널드 슈워제너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함께 미국의 새로운 '행동 영웅(Action Hero)'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투자 귀재인 워런 버핏도 그들을 워싱턴의 어느 정치인보다도 높이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위크는 "후임 시장에게 물려줄 업적을 논하는 게 빠를지 모르지만 에이드리언 펜티 워싱턴 시장이 블룸버그 시장의 투명 행정 등을 본받고 있는 점을 보면 공공 행정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1942년 보스턴의 한 외곽 지역에서 태어나 존스홉킨스대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나와 1966년 살로먼브러더스의 증권 거래 중개인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잘나가는 투자자로 명성을 쌓던 그는 회사와의 불화로 해고된 뒤 한때 위기를 맞는다.
하지만 그는 퇴직금으로 받은 1000만달러로 1981년 증권 전문 통신사인 블룸버그통신을 설립,이후 회사를 세계적인 종합 미디어그룹으로 성장시킨다.
그리고 2001년 뉴욕의 108번째 시장으로 당선된 뒤 재선에도 성공,뉴욕의 얼굴로 떠올랐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