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TTER LIFE] 시니어 소비혁명 : "자식에게 노후 의존시대 지났다" 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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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베이비 붐 세대는 어떤 성향을 갖고 있을까.
한국경제신문이 중앙리서치에 의뢰해 45~54세 600명과 35~44세 600명을 대상으로 '베이비붐세대의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전 세대와는 달리 자식의존형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자식에게 노후를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응답자는 78.3%에 달했으며, 노후에 자녀와의 동거 희망자도 4%를 밑돌았다.
베이비부머들이 노후자금 확보를 은퇴준비의 첫손가락으로 꼽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면 밝은 노후를 보장 받을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그만큼 확고한 셈이다.생애재무설계에 대한 관심과 함께 종신보험 등 개인연금상품 가입에 적극적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사 결과 베이비붐세대는 자유와 독립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가족제도(18.8%)보다 핵가족제도(46.3%)를 선호해 자녀가 결혼하면 분가를 시키겠다는 응답자(69.7%)가 동거희망자(7.3%)보다 훨씬 많았다.자녀와의 비동거를 원하는 이유는 '자유롭고 편안함'(47.5%) '건강한 동안 독립적'(34.1%) '자녀들의 불편함 덜어주기'(17.9%)가 주류를 이뤘다.
노후 주거지의 조건도 편리함(32.8%)과 쾌적함(32.6%)이 우선시되며,자녀와의 접근성(6.8%)을 고려하는 응답자는 극히 적었다.
따라서 아파트(25.8%)보다 단독주택(57.8%)을 선호했고,은퇴 후 시설(시니어타운 장기요양시설 등) 입소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자도 7.2%에 달했다.가족이 없는 특수 노년층만 시설에 들어간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있었다.
시니어 파트너즈의 성병철 대표는 "한국 베이비부머들의 자녀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3.7%로 일본의 5.5%보다 낮게 나타났다"며 "한국의 베이비부머들은 일본 시니어 계층보다 더욱 독립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베이비붐세대는 자녀와 부모에 대한 부양 의무감은 여전히 강했다.
설문조사 결과 '자식이 결혼한 뒤에는 돌봐줄 필요가 없다'는 응답자는 40.8%로 절반에 못 미쳤다.
재산이 많을수록,남성보다는 여성이 자녀가 성장해도 어려울 때 지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부모에 대한 부양 의무감은 보다 확고했다.
부모에 대한 경제적 정서적 신체적 지원 여부를 묻는 21개항의 질문에 평균 60% 이상이 '그렇다'며 당위론을 편 반면 반대응답은 5% 정도에 그쳤다.
특히 부모의 병간호 및 수발(75.2%),부모와의 대립시 배우자 설득(63.0%),매달 용돈지원(63.0%) 등에도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조임출 중앙리서치 대표는 "베이비부머들은 윗세대의 영향을 받아 실제 행동 여부와는 관계없이 부모에 대한 의무감이 여전히 강한 편"이라며 "그들은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며 자식과 떨어져 사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비부머들의 독립적 성향은 경제력에서 나온다.
한국전쟁 이후 개발경제 시대에 태어난 그들은 자식 교육과 부모 부양이란 부담에도 불구,노후자금 확보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계층이다.
퇴직금과 국민연금 수혜도 그들의 경제적 자신감에 일조하고 있다.
실제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3%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면 밝은 노후를 보장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경제적 자립이 건강(34.6%)이나 가족간 화목(3.4%)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답했으며,'자녀에게 대접을 받으려면 반드시 재산을 보유해야 한다'(80.0%)는 사고가 확고했다.
자식이 노후 밑천인 시대는 지나갔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전 세대에 비해 노후 대책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노후에 대비해 경제적 준비가 만족하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386세대(35.2%)보다도 높은 41.3%가 '그렇다',38.3%는 '보통이다'고 답했다.
준비를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0.4%에 불과했다.
특히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에 대한 불신으로 노후 대비용으로 개인연금상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개인연금상품에 별도로 가입했느냐'는 질문에 30.8%는 '그렇다',36.5%는 '보통이다(유사상품 활용 중이다)'고 답해 3분의 2 정도가 개인연금을 노후의 주요 생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에 대비해 예금 및 보험 등에 가입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절반에 달했다.
웰빙 못지않게 웰다잉이 중요하며,은퇴 이후를 위한 생애재무설계를 하는 계층이 늘고 있음을 방증해 주는 대목이다.
다만 재산 증식 방법은 여전히 투자보다는 저축이나 주택 갈아타기 등 전통적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산증식 방법'을 묻는 질문에 저축이 62.5%,부동산 23.8%,펀드·주식 4.3% 순이었다.
최근 증시 붐을 타고 펀드투자가 증가 추세지만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투자를 통한 적극적인 재산 불리기보다는 안정적 저축 선호가 뚜렷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나 지자체가 제시하는 노인복지 정책에 대한 불신이 한몫한다.
정부의 복지정책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5%에 불과했으며 불만족 비율은 61.3%에 달했다.
특히 고소득층과 주부층이 보다 큰 불신감을 표명했다.
첫 번째 이유는 다른 국가에 비해 복지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다(68.2%)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는 생활보조기금 확대(30.8%),의료보험혜택(23.7%),노인 일거리 제공(21.8%)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게 베이비부머들의 지적이다.
여론조사는‥
대상 : 베이비붐세대(45-54세) 600명 386세대(35-44세) 600명.
조사방법(개별면접조사)
조사시점(5월15일-24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허용오차 ±2.83%p
특별취재팀
김남국(증권부) 장진모(경제부) 정종호(과학벤처중기부) 박수진(경제부) 조재길(건설부동산부) 이태훈(사회부) 기자
한국경제신문이 중앙리서치에 의뢰해 45~54세 600명과 35~44세 600명을 대상으로 '베이비붐세대의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전 세대와는 달리 자식의존형에서 벗어나려는 의지가 상당히 강했다.'자식에게 노후를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응답자는 78.3%에 달했으며, 노후에 자녀와의 동거 희망자도 4%를 밑돌았다.
베이비부머들이 노후자금 확보를 은퇴준비의 첫손가락으로 꼽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면 밝은 노후를 보장 받을 수 없다는 현실 인식이 그만큼 확고한 셈이다.생애재무설계에 대한 관심과 함께 종신보험 등 개인연금상품 가입에 적극적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조사 결과 베이비붐세대는 자유와 독립을 추구하려는 성향이 뚜렷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가족제도(18.8%)보다 핵가족제도(46.3%)를 선호해 자녀가 결혼하면 분가를 시키겠다는 응답자(69.7%)가 동거희망자(7.3%)보다 훨씬 많았다.자녀와의 비동거를 원하는 이유는 '자유롭고 편안함'(47.5%) '건강한 동안 독립적'(34.1%) '자녀들의 불편함 덜어주기'(17.9%)가 주류를 이뤘다.
노후 주거지의 조건도 편리함(32.8%)과 쾌적함(32.6%)이 우선시되며,자녀와의 접근성(6.8%)을 고려하는 응답자는 극히 적었다.
따라서 아파트(25.8%)보다 단독주택(57.8%)을 선호했고,은퇴 후 시설(시니어타운 장기요양시설 등) 입소를 고려하겠다는 응답자도 7.2%에 달했다.가족이 없는 특수 노년층만 시설에 들어간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있었다.
시니어 파트너즈의 성병철 대표는 "한국 베이비부머들의 자녀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3.7%로 일본의 5.5%보다 낮게 나타났다"며 "한국의 베이비부머들은 일본 시니어 계층보다 더욱 독립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베이비붐세대는 자녀와 부모에 대한 부양 의무감은 여전히 강했다.
설문조사 결과 '자식이 결혼한 뒤에는 돌봐줄 필요가 없다'는 응답자는 40.8%로 절반에 못 미쳤다.
재산이 많을수록,남성보다는 여성이 자녀가 성장해도 어려울 때 지원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부모에 대한 부양 의무감은 보다 확고했다.
부모에 대한 경제적 정서적 신체적 지원 여부를 묻는 21개항의 질문에 평균 60% 이상이 '그렇다'며 당위론을 편 반면 반대응답은 5% 정도에 그쳤다.
특히 부모의 병간호 및 수발(75.2%),부모와의 대립시 배우자 설득(63.0%),매달 용돈지원(63.0%) 등에도 높은 응답률을 나타냈다.
조임출 중앙리서치 대표는 "베이비부머들은 윗세대의 영향을 받아 실제 행동 여부와는 관계없이 부모에 대한 의무감이 여전히 강한 편"이라며 "그들은 부모를 봉양하는 마지막 세대며 자식과 떨어져 사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비부머들의 독립적 성향은 경제력에서 나온다.
한국전쟁 이후 개발경제 시대에 태어난 그들은 자식 교육과 부모 부양이란 부담에도 불구,노후자금 확보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계층이다.
퇴직금과 국민연금 수혜도 그들의 경제적 자신감에 일조하고 있다.
실제 이번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4.3%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면 밝은 노후를 보장 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경제적 자립이 건강(34.6%)이나 가족간 화목(3.4%)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답했으며,'자녀에게 대접을 받으려면 반드시 재산을 보유해야 한다'(80.0%)는 사고가 확고했다.
자식이 노후 밑천인 시대는 지나갔음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전 세대에 비해 노후 대책에 대한 관심도 높은 편이다.
'노후에 대비해 경제적 준비가 만족하게 진행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386세대(35.2%)보다도 높은 41.3%가 '그렇다',38.3%는 '보통이다'고 답했다.
준비를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20.4%에 불과했다.
특히 국민연금과 같은 공적연금에 대한 불신으로 노후 대비용으로 개인연금상품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개인연금상품에 별도로 가입했느냐'는 질문에 30.8%는 '그렇다',36.5%는 '보통이다(유사상품 활용 중이다)'고 답해 3분의 2 정도가 개인연금을 노후의 주요 생활 수단으로 간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에 대비해 예금 및 보험 등에 가입하고 있다는 응답자도 절반에 달했다.
웰빙 못지않게 웰다잉이 중요하며,은퇴 이후를 위한 생애재무설계를 하는 계층이 늘고 있음을 방증해 주는 대목이다.
다만 재산 증식 방법은 여전히 투자보다는 저축이나 주택 갈아타기 등 전통적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산증식 방법'을 묻는 질문에 저축이 62.5%,부동산 23.8%,펀드·주식 4.3% 순이었다.
최근 증시 붐을 타고 펀드투자가 증가 추세지만 미국이나 일본에 비하면 투자를 통한 적극적인 재산 불리기보다는 안정적 저축 선호가 뚜렷했다.
이 같은 현상은 정부나 지자체가 제시하는 노인복지 정책에 대한 불신이 한몫한다.
정부의 복지정책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3.5%에 불과했으며 불만족 비율은 61.3%에 달했다.
특히 고소득층과 주부층이 보다 큰 불신감을 표명했다.
첫 번째 이유는 다른 국가에 비해 복지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다(68.2%)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는 생활보조기금 확대(30.8%),의료보험혜택(23.7%),노인 일거리 제공(21.8%)에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게 베이비부머들의 지적이다.
여론조사는‥
대상 : 베이비붐세대(45-54세) 600명 386세대(35-44세) 600명.
조사방법(개별면접조사)
조사시점(5월15일-24일)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허용오차 ±2.83%p
특별취재팀
김남국(증권부) 장진모(경제부) 정종호(과학벤처중기부) 박수진(경제부) 조재길(건설부동산부) 이태훈(사회부) 기자